영국 당국이 암호화폐 거래를 '도박'으로 분류하자는 하원 재무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지난 5월 위원회는 공식 권고안을 통해 "암호화폐 자산은 내재적 가치가 없다"며 도박 분류를 주장했다. 이들은 소비자가 암호화폐 활동을 안전한 것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후광 효과'가 생길 수 있다면서 암호화폐를 '금융 자산'으로 규제하자는 정부 제안을 반대했다.
이에 대해 영국 재무부는 2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금융 서비스 규제 체계는 암호화폐 위험을 해결하고, 안전한 혁신 여건을 만드는 데 더 적합하다"며 "비담보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소매 거래 및 투자 활동을 금융 서비스가 아닌 도박으로 규제하라는 위원회의 권고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소비자 위험과 강력하고 효과적인 규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위원회의 권고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한 위원회의 권고가 소비자 위험을 관리하는 동시에 안전한 혁신과 경쟁 여건을 조성한다는 정부 목표 및 접근법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믿는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암호화폐 거래를 도박으로 다루는 방식은 '동일 활동, 동일 위험, 동일 규제' 원칙에 입각한 글로벌 표준에 배치된다면서,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G20 금융안정위원회(FSB) 등 국제기구와 표준 제정기관의 국제적 합의에 완전히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같은 접근 방식이 시장 조작이나 부적절한 건전성 조치 및 금융 리스크 관리 관행 등 관련 중대한 위험을 적절히 완화하지 못할 뿐 아니라 암호화폐 자산 활동을 역외로 몰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위원회가 보고서에서 지적한 소비자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금융 규제 접근 방식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화된 암호화폐 광고 규정과 암호화폐·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위해 연말부터 시행 예정인 '금융서비스마켓법안(FSMB)' 등 이미 규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