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김남국 발(發) 코인 사태로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또는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이 발행한 이른바 '김치코인'은 모두 스캠(사기성) 코인처럼 국민들에게 인식됐다. 실제로 스캠 코인 일부에 김치코인이 포함돼있으며, 이런 코인들을 이용해 투자자를 끌어들여 시세차익 및 범죄 사기에 악용되는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토큰포스트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국내 프로젝트 및 회사가 발행한 코인 중 가격 급등, 거래량 급등, 명확하지 않은 코인 프로젝트, 재단 존재가 불명확한 코인 등을 포함해 이상거래가 포착되는 일부 코인에 대한 문제점을 매월 취재를 통해 지속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IT플랫폼 기업 '워너비그룹'이 금융다단계 형식인 '유사수신행위'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노인 등을 대상으로 회사 수익의 일부를 매달 'N분의 1' 형태로 돌려준다고 홍보하며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워너비그룹이 유사수신 관련 의혹이 있다고 판단해 대전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그룹은 배우 소지섭을 내세운 광고로 인지도를 키웠다. 워너비그룹 대표는 대전 세종중앙침례교회 담임목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초기 투자자들도 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워너비그룹 대표비서 겸 홍보팀 관계자는 "대표님은 교회에서는 사업에 대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는다"라며 "목회활동과 그룹대표로서의 활동과 경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탁월한 기획력과 경영능력을 수많은 전문가들에게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캥거루재단 중앙회 회장, 국제구호기구 부총재를 맡고 있다는 이력도 함께 소개했다.
하지만 세종중앙교회가 속한 기독교한국침례회에선 현재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워너비그룹을 조심하라며 공식적으로 메일 및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만큼 교계에서도 신뢰를 잃은 그룹으로 판명났다.
또한 워너비그룹은 법인이나 사업모델을 소개하는 웹사이트가 부실할 뿐 아니라, 대표 콜센터 번호 외엔 명확한 연락처 기재도 없어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그룹은 55만원의 대체불가토큰(NFT) 광고이용권을 구매하면 계열사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회사 수익의 일부를 매달 N분의 1 형태로 돌려준다고 소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해당 그룹은 1구좌(55만원)에 투자하면 매일 1만7000원을 지급해 월 수익이 100에 달한다고 홍보하며 투자자를 모았다. 투자자들은 전영철 대표가 담임 목사로 있는 세종시 한 교회를 중심으로 사업이 점조직처럼 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60대 피해자는 "교회 신도와 주변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자를 모집해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해당 업체가 홍보한 사업이 실체가 없거나 거짓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산하 재단을 앞세워 충남 공주시에 1만 평 규모 온천랜드를 조성해 개장 후 운영수익을 배당받게 해준다며 지난 3월까지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공주시는 피해자들의 문의에 "해당 부지는 온천 개발을 할 수 없는 개발제한구역으로 해당 지역에 온천 관련 사업으로 허가받은 내용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사업설명회를 열고 100% 수익을 보장하며 홍보하는 투자자 공모방식 등이 광고 방식이 유사수신법에 저촉된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 워너비그룹, 지속적인 '불법 다단계 의혹' 제기...전형적 다단계 수익 구조
올 초부터 이어져 온 ‘불법다단계 의혹’에 워너비그룹 자문변호사는 "워너비그룹은 그룹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비영리 재단, 캥거루재단을 통해 위기가정 청소년 및 어려운 이웃을 구제하는 활동을 추구하고 있는 그룹"이라며 "그 어떤 탈세나 위법적 요소를 만들고 있지 아니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토큰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그룹의 주요 수익원은 계열사인 워너비데이터가 운영하는 이벤토플랫폼이다.
워너비데이터 주식회사는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정보 제공업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구글 플레이스토어로부터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운영하고 있으니 아무 문제가 없다고 워너비그룹은 설명했다.
쉽게 말해 이는 가맹점으로 참가한 소상공인들이 광고를 하고 할인쿠폰을 올리는 이벤트 위주의 플랫폼이다.
해당 플랫폼에 가입한 회원이 광고를 보면 광고수익이 회원에게 배분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워너비그룹의 수익배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벤토플랫폼에 가입하고, 광고이용권 NFT(1개당 55만원)을 구입해야 한다.
소상공인이 광고이용권을 다량으로 구매할수록 딜러, 마스터, 본부장, 이사, 사장 등으로 직급이 올라간다. 직급이 올라감에 따라 배분받는 수익 비중 또한 커진다. 회원이 많을수록 수익 규모도 증가하는 전형적인 다단계 시스템인 셈이다.
워너비그룹 대표비서 겸 홍보팀 관계자는 "구입한 NFT는 가맹점에서도 결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2조에 따르면,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워너비그룹의 사업이 ‘유사수신행위’ 의혹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공정위 국민신문고 민원은 "55만원의 광고판매권을 여러 개 구매하면 직급별로 수당을 나눠준다면서 전국적으로 설명회를 열고 있고, 주로 노인층을 타깃으로 '돌려막기' 식의 행위를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워너비그룹의 주축 사업으로 보이는 '디자인셀'은 최근 제품 광고 관련 화장품법령 위반 사실이 확인되어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더 나아가 자본시장법 위반 논란도 제기됐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50인 이상, 10억원 이상 투자금을 모으려면 증권신고서를 작성, 공시와 승인절차를 밟고 진행해야 한다.
워너비그룹 자문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이벤토플랫폼 회원은 3만4300여명이다. 1명당 광고이용권을 1개씩 구매했다면 투자금은 총 187억원에 달한다.
토큰포스트 취재 결과, 현재는 총 투자금이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투자금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강 변호사는 이익 구조가 분명한 워너비그룹이라고 소개하면서도 "워너비그룹의 각 회사들은 업력이 오래되지 않고 대부분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회사"라면서 "아직 가시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이 미미하여 그룹의 주된 수입원은 워너비데이터 주식회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플랫폼인 이벤토를 통하여 판매되는 광고이용권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워너비그룹 측은 모든 의혹을 부정하며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워너비그룹이 유사수신 업체로 분류되어 금감원이 카드사에 통보했고, 이벤토몰 카드결제가 차단된 상태다. 지난 7일 "이벤토몰에서 카드결제한 사람에게 불법거래 통보문자가 발송된 상태"다.
특이한 점은 "연결은 힘이 세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워너비그룹의 언론 대응 방식이다.
워너비그룹 대표비서 겸 홍보팀 관계자는 "언론 관련한 대응은 메일 혹은 대면으로만 응대하며 유선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워너비그룹을 ‘불법 다단계’로 보도한 기존 언론에 대해선 변호사를 통해 고소를 진행한 바 있다”며 “추가 고소를 위해 변호사를 선임.의뢰하여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 단 한 명 피해사례 없다는 워너비그룹...다수 투자자(사업자)는 노인
워너비그룹 자문 변호사는 워너비그룹 불법다단계 의혹에 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블로그를 통해 “현재 진행하는 사업은 유사수신행위로 볼 수 없고, 단 한 명의 피해 사례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벤토코인을 이용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이미 ‘카드결제’가 중단된 상태로 피해를 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도 여전히 워너비그룹은 서울뿐 아니라 부산 지역 세미나를 통해 60대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여전히 투자(회원) 모집 세미나를 열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전영철 대표는 소지섭 광고 사진을 활용, 회원을 끌어모으고 있는 광경 또한 포착됐다.
이 같은 여러 증거들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다는게 회사 측 입장이다.
익명을 요청한 가상자산 업계 변호사는 "55만원짜리 광고이용권 구매 시 회사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어 사업에 투자하고, 이에 따른 이익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라며 반박했다.
한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도 올 초 워너비그룹을 유사수신행위 규정 위반을 이유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발했다.
ETRI는 "(워너비그룹 회사의 계열사 한 곳과) 블록체인 분산합의 알고리즘(PON) 중 2세부기술(BADA 합의기술), 탈중앙화 비잔틴 감내 분산합의 기술 중 3세부기술(이더리움 정합기술)에 대한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밝히면서도 "기술이전 이후 이와 관련된 어떠한 사업도 해당 기업과 함께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관련 체결은 이루어졌지만, 해당 논란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워너비그룹 자문 변호사는 "ETRI의 고발 건 역시 조사에 참여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할 것"이라며 "조사과정에서 사업내용을 충분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캥거루재단 모체인 워너비그룹, 뚜렷한 실체 없어
워너비그룹은 IT 플랫폼 기업으로 수많은 노력 끝에 Evento 플랫폼을 개발했으며, 4차 산업에 발맞춰 다가올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혁신적인 블록체인(Blockchain) 엔진과 메인넷을 기업과 행정기관에 임대하는 바스(BaaS)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워너비그룹의 모체는 ‘캥거루재단’이며 홈페이지 내 워너비그룹에 내세우는 ‘4無’를 보면 ‘비영리재단’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구호 사업이 메인 사업임을 유추할 수 있다. 여러 자회사와 계열사가 있지만 이러한 사업을 바탕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목표를 전면에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쎌 같은 바이오(화장품 개발 및 판매) 사업도 인수 합병해 앞으로 유망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설명과는 달리 주된 매출은 광고이용권뿐인 전형적인 다단계 회사임을 부정할 수 없는 셈이다.
사업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거듭 강조한 워너비그룹 대표비서 겸 홍보팀 관계자는 "저는 홍보팀장 겸 비서로 일하고 있으며 전담 홍보부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제든 대전으로 오시면 인터뷰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취재차 대전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본지 기자의 유선 연락과 문자 메시지에 응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회사 소개서를 보내줄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엔 "워너비그룹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고 답하면서도 "일부 매체의 오보 관련 매체 및 안티카페 등을 절차대로 법적 대응 중이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 진행 중"이라고 구체적으로 답했다.
특히, 워너비그룹은 올 초 소지섭을 광고 모델로 발탁, 투자자를 모집해왔지만 해당 연예인 소속사에서 금감원이 유사수신행위를 하는 업체로 수사 요청이 이뤄진 이후 추가 광고 촬영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워너비그룹에 따르면, 1년의 광고 계약 기간이 있어 기존 촬영 영상은 사용할 수 있지만 소속사 입장에서 연예인 보호를 위해 추가 촬영은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워너비그룹 측은 여전히 부산 등의 투자 설명회 및 세미나에선 소지섭이 등장하는 이미지를 사용하며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김 비서는 언론 대응과 관련 서면 질의만 하는 이유에 관해 "특별히 서면으로 인터뷰를 응하는 이유는 이미 당사를 불법 다단계 또는 사기회사로 규정하고 그에 따른 안티적 반응으로 회사를 공격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이라는 이유로 기자님들이 직접 회사를 오지 않기 때문에 대전으로 오시면 언제든 설명해드릴 수 있으며 눈으로 보고 팩트(사실관계)를 확인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10일(기사 작성 기준 시점 6일) 전영철 워너비그룹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이 필리핀으로 사업 차 출장을 가기 때문에 약 5일 동안 대면 취재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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