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글로벌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관 투자사 비트와이즈(Bitwise)는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BTC) 가격이 20만 달러(약 2억 9,200만 원)에 이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재확인했다.
9일(현지시간) 비트와이즈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맷 허건(Matt Hougan)은 공식 블로그에서 "지난 12월에 제시한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고율 관세 정책이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허건은 특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스티브 미란(Steve Miran)이 지난 7일 강연에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지속적인 통화 왜곡과 무역적자를 유발해 미국 제조업을 황폐화시켰다"고 비판한 점을 주목했다. 그는 이러한 기조가 트럼프 행정부의 ‘약달러 정책’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이는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강세를 견인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달러 인덱스(DXY)는 2025년 들어 현재까지 7% 넘게 하락했으며, 이는 과거 사례에서 비트코인의 상승과 밀접하게 연관된 패턴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허건은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비트코인은 강세를 보인다"며 "이 경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기축통화 체계가 흔들리며 비트코인과 금 같은 대안 자산이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허건은 “안정성을 이유로 달러에 의존했던 기업과 정부들이, 이제는 다른 자산을 고려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주 트러스트 기업 반에크(VanEck)는 중국과 러시아가 에너지 거래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결제 중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경 노선이 글로벌 탈달러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9일 기존에 발표했던 대부분의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했다고 발표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125%의 고율 수입관세를 그대로 유지했다. 다른 국가에는 10%의 기본 관세가 적용된다.
암호화폐 분석가 윌 클레멘테(Will Clemente)는 “이번 조정 국면을 지나면서 비트코인은 다시 가장 빠르게 회복하는 자산이 될 것”이라면서 “경제 불확실성과 세계화 후퇴 흐름이 오히려 비트코인에게는 호재로 작용한다”고 평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최근 24시간 동안 7.5% 상승한 8만 1,700달러(약 1억 1,90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1월 20일 사상 최고가 대비 약 32% 조정 중인 상태이며, 이는 과거 강세장 조정 패턴과 유사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