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90일 관세 유예 조치 발표 이후 일제히 강세 반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최근 시장 전반을 짓눌렀던 경기 불확실성과 무역 긴장 완화에 나섰다.
이번 결정은 암호화폐 시장에 신속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비트코인(BTC)은 하루 만에 8.87% 급등하며 약 82,000달러를 돌파했고, 알트코인 시장도 동반 상승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하루 새 8.4% 늘어난 2조 5,900억 달러(약 3,785조 원)까지 확대됐다. 특히 이번 급등은 약 7,500만 달러(약 1,095억 원) 상당의 공매도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며 매수세로 이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S&P 500, 나스닥, 다우존스 등의 미국 주요 지수는 일제히 큰 폭의 상승세로 전환되며 초과 매도 구간에서 벗어났다. 심지어 금값도 오르면서 시장 전반에 걸쳐 투자자들의 '안도 랠리'가 확산된 분위기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관세 조치 유예로 촉발된 강세 흐름이 2분기 상승 시즌과 맞물릴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과거에도 4월부터 6월 사이에 뚜렷한 상승 패턴을 보여왔다. 특히 이번 조치는 기존의 부정적 경제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는 잠재적인 변곡점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 CNBC 등 주요 외신과 기관은 이번 움직임이 단기적 반등에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강세장의 신호일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번스타인은 "이번 26% 하락은 과거 비트코인 조정장과 비교해도 약하다"며, 이는 시장이 점점 더 성숙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시장 흐름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스탠스에 더욱 민감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조정이나 유동성 확대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암호화폐 시장의 추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결정은 단지 무역정책 변화 이상의 상징성과 심리적 전환점을 제공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