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면서 1위 스테이블코인 테더의 시장 점유율이 22개월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0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은행이 폐쇄된 지난 10일 이후 USDC에서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원) 상당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신규 발행량을 넘는 15억 달러 상당(한화 약 1조9585억원)의 USDC가 달러로 상환됐다. 파산 암호화폐 대출업체 보이저는 28일에 1억5000만 달러(한화 약 1958억원)를 인출했다.
실리콘밸리가 유동성 위기를 드러낸 가운데 USDC 운영사 서클이 준비금 33억 달러(한화 약 4조3660억원) 상당이 실리콘밸리 은행에 묶였다고 밝히면서 1달러 연동이 깨졌었다.
은행 위기가 일단락되면서 현재 USDC는 1달러 수준을 되찾았고, 여전히 2위 스테이블코인 자리도 유지하고 있다.
서클은 대형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관리하는 단기 국채와 여러 미국 은행 예금을 통해 USDC 가치를 뒷받침하고 있고, 현금 자산은 대부분 최대 수탁 은행 뉴욕멜론은행(BNY)으로 옮겼다고 시장을 안심시켰다 .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안전성이 기존 금융 시스템 건전성에 달려있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신뢰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USDC 시가총액은 사태 전 430억 달러(한화 약 56조원)에서 23% 줄어든 330억 달러(한화 약 43조원) 수준이다.
디지털 자산 중개업체 에니그마 증권사(Enigma Securities) 이달 초 보고서에서 "USDC는 전쟁에서 살아남았지만 전쟁에서 승리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 테더 시장 점유율 급증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은행 위기 상황에서 달러 연동을 유지한 테더(USDT)로 이동하고 있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10일 이후 USDT 시가총액은 약 80억 달러(한화 약 10조4432억원) 증가한 795억 달러(한화 약 103조7793억원)를 기록했다.
1334억 달러(한화 약 174조원)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며 2021년 5월 이후 2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3위 스테이블코인 바이낸스USD(BUSD)의 후퇴도 테더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실었다.
지난달 뉴욕 규제 당국은 BUSD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팍소스에 증권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며 기소 예정 통지소를 보냈다.
발행이 중단되면서 BUSD 공급량은 2월 초 160억 달러(한화 약 20조8864억원)에서 80억 달러(한화 약 10조4432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바이낸스는 BUSD의 대안으로 강조한 TUSD는 시총이 10억 달러(한화 약 1조3054억원) 미만에서 20억 달러(한화 약 2조6108억원)까지 증가해 5위 자리에 올랐다.
제레미 얼레어 서클 CEO는 지난주 트위터를 통해 "미국 규제와 미국 은행 시스템을 통합하며 가장 강력한 위치를 차지했던 자산(USDC)이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라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감독이 부재하고, 은행 및 위험 노출 정보가 불투명하며 재무 위험 및 무결성 관리가 느슨한 플랫폼(USDT)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USDT의 초과 준비금이 약 16억 달러(한화 약 2조원)이며 테더는 올해 1분기에 7억 달러(한화 약 9137억원)의 수익을 기록할 예정"이라고 안정성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