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관계자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 위안화에 통제 가능한 익명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인민은행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이강 인민은행 총재는 홍콩 핀테크 위크 연설에서 디지털 위안화의 익명성을 보장하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강 총재는 "디지털 위안화가 현금의 대안으로 자리하고 있다"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인민은행 총재는 2계층 디지털 위안화 결제 시스템을 통해 이용자에게 통제 가능한 익명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총재에 따르면 '계층1'은 중앙은행이 인가 운영기관에 디지털 위안화를 공급하고 기관 간 거래 정보만 처리하게 된다. '계층2'는 인가 운영기관이 이용자에 거래·유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개인 정보를 수집한다.
인민은행 총재는 이용자가 일정 금액까지는 익명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감 개인정보 등 모든 데이터는 암호화 상태로 저장되며 제3자와 공유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이강 총재는 화폐에 대한 통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익명성은 양날의 칼"이라면서 "특히 금융 부문에서 익명성은 신중히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익명성과 투명성을 상충되는 개념으로 보지 않고, 프라이버시 보호와 불법 활동 방지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2014년 디지털 위안화 연구를 시작해 2019년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올해 3분기 기준 중국 15개성 560만개 가맹점에 도입돼 거래 건수는 3억6000만 건, 거래량은 1000억4000만 위안(약 20조원)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