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핵심 거시경제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함께 롤러코스터를 탔던 암호화폐 시장이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CPI 발표 직후 1만8430달러까지 하락했다가 1만9900달러 부근까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18일 오후 1시 50분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변 비트코인은 약 2% 상승한 1만9579달러에 거래되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뱅크 소속 애널리스트 유가 하세가와는 "하락폭이 시장 패닉을 일으킬 만큼 깊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CPI가 나오기 전까지 다시 한 번 힘든 한 주를 보냈던 주식 시장이 반등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risk-off) 심리를 해소하고 비트코인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가 하세가와는 "비트코인이 상당한 거래량을 동반하며 2만 달러 심리선을 되찾는 다면, 다음주 2만3000달러선까지 테스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카이코 애널리스트 코노 라이더도 "암호화폐 시장은 거시경제 지표에 대한 초기 반응 이후 상당한 회복세를 보였다"면서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는 주요 심리선 2만 달러를 넘게 되면 더 높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이 거시경제 및 주식시장과 분리되기 위한 추가적인 촉매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시장이 최근 변동성 수준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라이더는 "머지(Merge)는 아직 거시경제가 시장 상황을 주도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면서 "이는 지난주 CPI에 대한 변동성 반응에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머지는 이더리움 합의매커니즘을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한 대형 업그레이드로 지난달 15일 진행됐다. 실제 진행을 앞두고 시장 상승 동력이 되긴 했지만 약세 분위기를 끝낼 재료가 되진 못했다.
그는 "거래량이 연 최저치에 머물고 있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시장의 자체적인 다음 촉매제를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이는 또 다른 불장과 증시 디커플링(decoupling, 분리)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월은 통상 암호화폐 시장의 긍정적인 가격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전례 없이 강력한 거시경제 장세에 진입해 있는 만큼 가격 방향이 어떻게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연준이 최근 통화긴축 정책을 뒤집을 것을 시사하기까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암호화폐와 주식 시장은 대체로 횡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늘 암호화폐 시장도 전날 밤 주요 주식시장의 지수 상승 움직임을 반영한 상승세를 보였다.
영국 감세안 철회, 미국 은행의 3분기 호실적, 부동산 시장 냉각에 대한 기대감 등에 투자자와 시장 불안이 해소되면서 다우 지수, S&P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1.8%, 2.6%, 3.4% 상승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외환 시장 메이커 오안다의 애널리스트 그렉 얼람은 "광범위한 위험자산 시장이 이번 주 좋은 출발을 보였다"면서 비트코인 상승 움직임이 증권 시장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비트불캐피털 CEO인 조 디파스칼은 최근 미국 달러 지수(DXY) 조정에 따라 전반적인 시장 개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마켓워치 데이터에 따르면 다른 통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DXY 지수는 최근 1.1% 하락하며 추세를 뒤집었다.
기술 분석업체 페어리드 스트래티지(Fairlead Strategies)의 애널리스트 윌 탬플린은 "암호화폐 가격은 주식 시장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왔기 때문에 과매도 인식 속에 이뤄진 주식 시장 반등은 암호화폐 시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거시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반등이 장기화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는 지속 가능한 반전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