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를 상회하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큰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CPI는 미국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 추이를 측정한 지수로, 미 연준이 정책 방향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핵심 물가 지표다.
13일 저녁 9시 30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2% 상승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8.1%보다 높았다.
8.3%였던 8월 CPI보다는 낮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연준의 세 차례 연속 0.75%p 금리인상이 기대한 효과를 내지 못한 모습이다.
연준은 물가상승률 2%를 목표로 강력한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다. 올 들어 다섯 차례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식품, 에너지 등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6% 상승했다. 전문가 예상치 6.5%을 상회하며 40년래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실시간 물가 상승 추세를 확인할 수 있는 전월 대비 CPI에서도 빠른 물가 상승 속도가 확인됐다.
9월 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8월 기록(0.1%)과 예상치(0.2%)를 모두 큰폭으로 앞섰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예상치(0.5%)보다 높았고 지난달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7일 9월 고용지표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26만3000개 증가, 실업률 3.5% 등,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를 불식시킨 바 있다.
이 가운데, 전날 나온 생산자물가지수(PPI)와 9월 CPI 모두 물가가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내면서 연준은 더욱 강경한 매파적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11월 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또 한 번의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와치에 따르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할 확률은 오늘 오전 80% 수준에서 현재 98.6%까지 치솟았다. 한번에 1.00%p를 올릴 확률(1.4%)까지 제기되고 있다.
금리인상 압박이 커지면서 암호화폐, 주식, 채권 시장에서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3대 지수는 모두 하락 출발했다. S&P500 지수는 2.15%, 나스닥 지수는 2.88%, 다우 지수는 1.75% 내렸다.
오랜 기간 횡보했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도 급락하고 있다. 밤 10시 10분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3.55% 하락한 1만8383달러, 이더리움은 5.98% 하락한 1216.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XRP는 5.17%, 카르다노는 7.13%, 솔라나는 8.43% 등 하락폭을 확대했다. 시가총액은 8875억 달러로 9000억 달러 아래로 붕괴했다.
한편, 다음 달 선거를 앞두고 물가 안정에 실패했다는 부담을 안게 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물가 안정 작업에 진전이 있었고, 앞으로도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물가와의 전쟁이 어느 정도 진전이 있음이 확인됐지만 여전이 물가가 너무 높다”면서 “아직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각국과 미국 가계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물가상승 문제는 최우선 과제이며 미국은 이같은 도전을 해결할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1300만명의 의료보험료, 처방약 등 낮추는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을 통해 물가 압력을 직접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