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물가·환율 방어 위한 '빅스텝' 단행...기준금리 10년 만에 3%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2일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3.0%로 0.5%p 인상했다.

계속되는 고물가 상황과 원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지난 7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빅스텝이다.

한은은 지난 4월, 5월, 7월, 8월과 이달까지 사상 처음 다섯 차례 연속 금리인상을 실시했다.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후 최초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건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이같은 결정은 8%대 물가를 잡기 위한 미 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 정책과 지정학적 위기에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00원대를 넘어 치솟는 가운데 나왔다. 오전 10시 50분 기준 1434.60원으로,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 연준이 지난 9월 21일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0.75%p)을 밟으면서 한미 금리는 재역전됐고 원화 약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원화 가치가 내려가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수입 물가가 높아져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은의 이번 빅스텝 결정은 미국 기준금리(3.00~3.25%)와의 격차를 0.75%p에서 0.25%p까지 좁혔다.

하지만 미국 연준은 내달 1~2일(현지시간)과 12월 두 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예정하고 있어 한미 금리 역전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은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4.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어 한은 역시 11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높은 물가 수준도 한은이 금리인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 9월 소비자물가지수(108.93)는 작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다. 8월(5.7%)과 비교해 두 달 연속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5%대 중반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높은 물가상승 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금리인상 필요성을 피력했다. 한은은 이같은 물가상승률이 내년 1분기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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