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했다.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례회의 이후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2.25~2.50%에서 3.00~3.25%로, 75b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물가 완화는 없었다"면서 2년 넘게 제로 수준을 유지했던 기준금리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위원회는 "장기간에 걸쳐 최대 고용과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겠다"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방 기준금리 목표범위를 3-3.25%로 상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FOMC는 소비와 생산 지표의 완만한 성장, 견조한 일자리 증가세, 낮은 실업률을 언급하며 미국 경제가 아직 건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물가는 팬데믹 관련 수급 불균형, 높은 식량·에너지 가격, 더 광범위한 가격 압력을 반영하며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발생시키며 세계 경제 활동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이라면서 향후 추가 상승이 계속될 것을 예고했다. 뿐만 아니라 재무부 대차대조표 규모를 지속적으로 축소해가는 등 물가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OMC 위원들의 적정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전체 위원 19명 중 9명 연말 적정 수준으로 4.25~4.50%를, 8명 4.0~4.25%를 제시했다.
연말까지 남은 두 차례의 FOMC 정례회의에서 최고 4.4%까지 금리인상이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11월, 12월 중 한 차례 추가적인 자이언트스텝이 나올 수 있음을 나타냈다.
◇파월 의장 "입장 변화 없다...고통 감내해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 2% 목표치에 전념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잭슨홀 이후 핵심 메시지는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FOMC는 물가상승률을 2%로 낮추기로 강력히 결심했고, 임무가 끝날 때까지 (금리인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기대한 만큼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급 측면 개선을 반영해 물가가 하락하기 시작할 것을 기대했으나 그렇지 않았다"면서 "실제 물가 하락은 없었다"고 평했다.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정책은 더 제한적이어야 할 것"이라면서 "경기 연착륙 가능성은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 금리인상이 높은 금리, 느린 성장, 노동 시장 완화 등 경기침체와 가계·기업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인 물가상승세는 더 큰 고통이 될 수 있다면서 정책 후퇴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최선의 결과를 기대하며 최악의 상황을 계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시장 연준 영향권...하방 압력 지속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에 투자자와 시장 리스크는 더욱 커졌다. 안전자산, 위험자산 할 것 없이 모든 경제가 연준의 금리인상 영향권 아래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장 상황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카이코(Kaiko)의 리야드 캐리 연구원은 "지난주 시장은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보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더 날카로운 가격 반응을 보였다"면서 "당분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연준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발표 직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40포인트, S&P 500지수는 0.8%, 나스닥종합지수는 1% 하락했다가 기자회견 이후 약간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의 금리정책에 가장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이자는 4.121%까지 올라갔다.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발표 직후 1만9620달러선까지 올랐지만 이같은 움직임은 단시간 내 종료됐다. 오전 9시 2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2.22% 하락한 1만8511달러까지 밀려났다. 이더리움은 6.00% 하락한 1248.34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