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암호화폐 사업가가 유명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가 일기장에 그린 1000만 달러(한화 약 143억3000만원) 상당의 그림을 대체불가토큰(NFT) 형태로 판매하겠다며 원본을 불태워버려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디아트뉴스페이퍼 보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 업체 '프리다.엔에프티'(Frida.NFT)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르틴 모바라크(Martin Mobarak)는 지난 7월 30일 프리다 칼로의 1944년작 채색 소묘 '불길한 유령들'(Fantasmones Siniestros)을 불태웠다.
모바라크는 이날 자신의 마이애미 저택에서 열린 비공개 행사에서 자신이 그림을 불태우는 장면을 촬영했다.
현재 모바라크는 해당 작품의 고해상도 디지털 버전을 1만개의 NFT로 만들어 한정판매하고 있다. 대금 지불은 암호화폐 '이더리움'(ETH)으로 이뤄지며 개당 가격은 3ETH이다. 코인마켓캡 기준 30일 오전 3시 40분 현재 이더리움은 1332.42달러(한화 약 190만8691원)에 거래되고 있다.
멕시코 국립예술·문학원(INBAL)은 이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힌 성명에서 "멕시코에서 예술적 기념물을 고의적으로 파괴하는 것은 고고학적, 예술적, 역사적 기념물과 지역에 관한 연방법에 비춰볼 때 범죄에 해당한다"며 "원본을 파괴한 것인지, 복제품을 파괴한 것인지 확실히 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모두 수집하는 중이다"고 알렸다.
멕시코 사법당국 역시 중요 문화재를 파괴하는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해당 사건을 조사중이다.
'불길한 유령들'은 프리다 칼로가 일기장 양면에 그림으로, 잉크와 수채화로 여러 생물을 묘사한 작품이다. 프리다 칼로는 이 그림을 베네수엘라 미술 평론가 후안 뢴에게 선물로 주었고, 후에 이 작품은 뉴욕의 '메리 앤 마틴 파인 아트(Mary-Anne Martin Fine Art)' 갤러리에 전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