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오랜만에 2021년을 연상케 할 정도로 대형 자금 조달이 잇따랐다. 그 중심에는 오픈AI(OpenAI)의 400억 달러(약 57조 6,000억 원) 초유의 투자 유치가 자리하고 있다. 이는 벤처 투자 역사상 단일 기업에 이뤄진 최대 규모의 투자로, 전 세계 AI 생태계에서 오픈AI의 영향력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이번 딜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주도했으며, 100억 달러는 공동 투자자 컨소시엄이, 나머지 300억 달러(약 43조 2,000억 원)는 일부 부채 조달을 포함해 소프트뱅크가 직접 투자할 계획이다. 이 거래는 오픈AI의 영리 자회사 구조 재편 성사 여부에 달려 있으며, 향후 기업 가치는 3,000억 달러(약 432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눈길을 끈 대형 투자가 있었다. 재생 에너지 기업 실리콘 랜치(Silicon Ranch)는 덴마크의 인프라 투자사 AIP 매니지먼트로부터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조달하며 미국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2011년 설립된 이 회사는 이미 누적 20억 달러 이상을 유치한 바 있다.
핀테크 강자 플래드(Plaid) 또한 5억 7,500만 달러(약 8,280억 원)를 확보하며 이름을 올렸다. 프랭클린 템플턴이 이끄는 이번 라운드는 61억 달러(약 87조 8,4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바탕으로 이뤄졌으며, 자금은 직원 지분 매입 및 세금 납부 등에 활용된다.
AI 기반 비디오 생성 스타트업 런웨이(Runway)도 3억 800만 달러(약 4,430억 원)를 유치하며 주목받았다. 지난 2023년 6월, 1억 4,100만 달러의 시리즈 C 연장 투자에 이어 이번 라운드는 제너럴 애틀랜틱이 주도했으며, 회사 가치는 30억 달러(약 4조 3,200억 원)를 상회하게 됐다.
바이오테크 기업 에어나(AIRNA)와 아트세나 테라퓨틱스(Atsena Therapeutics), 그리고 양자 컴퓨팅과 AI를 아우르는 샌드박스AQ(SandboxAQ) 등도 각각 1억 5,500만~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중 샌드박스AQ는 구글(GOOG)과 엔비디아(NVDA)의 지원을 받으며 누적 투자액 9억 5,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AI와 양자기술의 융합이라는 독보적 포지션이 주목받고 있다.
소프트웨어 운영 플랫폼 템포럴 테크놀로지스(Temporal Technologies)는 1억 4,600만 달러, 신경계 질환 치료를 개발하는 뉴로나 테라퓨틱스(Neurona Therapeutics)는 1억 200만 달러를 확보했다.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사이버헤이븐(Cyberhaven)과 데이터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레드판다 데이터(Redpanda Data)도 각각 1억 달러 규모의 투자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인했다.
미국 외 지역에서는 구글의 스핀오프 회사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가 AI 기반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6억 달러(약 8,640억 원)를 유치했다. 스라입 캐피탈과 구글벤처스(GV)가 주도한 이 질병 타겟 예측 스타트업은 향후 알파벳(GOOGL)의 AI 역량을 제약 바이오에 본격 확장하는 전략의 핵심 축으로 해석된다.
이번 주는 단순히 자금 유치 규모만이 아닌, AI, 재생에너지, 바이오, 사이버보안 등 전략 기술 분야에 대한 자본의 집중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장의 방향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투자자들은 기술 진보의 다음 국면을 준비하며 주요 유망 분야에 공격적인 자본 투하를 본격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