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투자 유치로 이목을 끈 오픈AI(OpenAI)의 400억 달러(약 57조 6,000억 원) 규모 자금 조달이 화제를 모은 가운데, 올 1분기 인공지능(AI) 시장의 전반적인 투자 흐름은 예상과 달리 주춤한 양상을 보였다. 사상 최대 규모 자금이 투입됐음에도 시장 전반의 열기가 후퇴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크런치베이스(Crunchbase)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글로벌 벤처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AI 스타트업에 대한 총 투자 규모는 약 600억 달러(약 86조 4,00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해당 금액 중 약 3분의 2가 오픈AI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자금 유입은 온기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픈AI를 제외하면, 나머지 스타트업들이 확보한 자금은 약 196억 달러(약 28조 2,000억 원)로, 전분기 전체 투자액 440억 달러(약 63조 4,000억 원)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실제 1분기 중 오픈AI를 제외한 최대 딜은 오픈AI 경쟁사인 앤트로픽(Anthropic)으로, 35억 달러(약 5조 400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615억 달러(약 88조 6,000억 원)로 올렸다. 다만,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5억 달러 이상 대형 딜은 11건에서 5건으로 줄었고, 전체 투자 건수는 1,22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5% 감소했다.
공공시장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AI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던 엔비디아(NVDA)는 1분기 주가가 20% 이상 하락했고, AMD(AMD) 역시 약 15%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The Stargate Project)’와 관련이 깊은 오라클(ORCL)도 비슷한 수준의 낙폭을 보였으며,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1분기 동안 약 10% 손실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를 신중한 투자 기조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AI 도입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를 검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고성능 컴퓨팅 수요 확대로 각국 데이터 센터 건설이 적극 추진되는 상황에서 수요-공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 사례로는 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CoreWeave)의 상장 이슈가 있다. IPO 기대 속에 등장한 이 회사는 상장 직후에도 주가가 눈에 띄게 오르지 않았으며, 공모 규모 역시 당초 예상보다 축소됐다. 이는 AI 시장 전반에 대한 기대감과 실제 투자자 반응의 간극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결국, 오픈AI의 대규모 투자 유치와 같은 상징적인 이벤트가 분명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투자자들은 이제 AI의 실체와 수익성을 보다 냉철하게 들여다보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분야의 거품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올해 2분기 이후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