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3일(현지시간) 공화당 소속 포월 아토킨스(Paul Atkins)를 증권거래위원회(SEC) 신임 위원장으로 지명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찬성 12표, 반대 11표라는 초박빙의 표결 결과로 통과됐으며, 이후 본회의 최종 투표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아토킨스 지명자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SEC 위원으로 재직한 인물로, 연방 규제기관 내에서 금융 시장 전반에 대한 통찰 및 경험을 축적한 고위급 인사다. 이번 인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인사임과 동시에, 현행 SEC의 정책 방향에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취임 후 우선 과제로 ‘원칙 기반의 명확하고 일관된 암호화폐 규제 시스템’을 구축해 투자자들에게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아토킨스는 앞서 열린 상원 지명 청문회에서 현재의 SEC는 디지털 자산 시장 관련 지침이 모호하며, 이로 인해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이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규제를 도입할 때에는 산업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균형감을 유지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게리 갠슬러(Gary Gensler) 전 위원장의 정책 기조와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갠슬러 전 위원장 시절, SEC는 리플(XRP), 코인베이스(COIN), 바이낸스 등에 제기한 일련의 소송을 비롯해 강경한 행정조치를 통해 암호화폐 업계와 잦은 충돌을 빚어왔다. 그러나 그가 올해 1월 공식 퇴임한 이후, SEC는 주요 암호화폐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일부 소송을 단계적으로 철회하는 등 완화적인 정책 전환 움직임을 보여왔다.
아토킨스 체제 하의 SEC가 보다 명확한 법적 기준과 실무 지침을 제시할 경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내 비트코인(BTC) ETF와 이더리움(ETH) 관련 상품 및 블록체인 서비스의 제도권 진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암호화폐 전문 변호사인 제이크 체르빈스키(Jake Chervinsky)는 “아토킨스는 자유시장 지지 성향이 뚜렷한 인물로, 암호화폐 산업을 제도권 금융으로 통합하는 데 있어 장애보다는 촉진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웹3와 블록체인 기술이 미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새로운 금융 규제 수립에 민간 참여를 확대할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아토킨스 지명이 상원 본회의를 최종 통과하면, 그의 SEC 위원장 임명과 함께 친암호화폐 정책의 구체적 실행이 가시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