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기술 대기업들이 올 1분기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을 160억 달러(약 23조5천억 원) 넘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이들이 미국의 수출 규제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대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H20은 현재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머지않아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 초 H20 칩도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실제로 미 정부는 2022년부터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통제를 지속해왔다.
H20은 엔비디아의 최신 칩 블랙웰보다 성능은 낮지만, 고속 메모리(HBM)를 탑재해 일부 기능을 향상시킨 제품이다. 이 칩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자체 모델 개발에 독점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중국 업체들이 주문한 H20 규모는 엔비디아의 지난 분기 총매출(393억 달러)의 40%를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수요는 폭증했어도 공급 여력은 부족하다. 엔비디아가 생산을 맡긴 대만 TSMC와 충분한 생산량 확보 계약을 맺지 못해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규제 전에 납품을 마치지 못하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칩 재고를 떠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H20은 규제가 없는 나라에서는 매력이 떨어져 할인 판매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비디아는 2025 회계연도에 홍콩을 포함한 중국 지역에서 17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