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BA) 주가가 트럼프 대통령이 강행한 관세 여파로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국의 대중국 수입품에 대한 신규 관세가 발표된 데 이어, 중국이 보복 조치로 동일한 수준인 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시장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며 보잉을 비롯한 주요 수출 기업에 타격을 입혔다.
중국 정부는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전 품목에 34%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공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 자국 제조업 보호를 명분으로 해당 조치를 발표했지만, 양국 간 무역 갈등이 비화하면서 오히려 미국 수출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잉은 글로벌 항공기 시장에서 가치사슬 전체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전 세계에서 부품을 조달해 미국에서 완제품을 생산하고 다시 타국, 특히 중국에 수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양국 간 관세 충돌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게 되는 형태다. 여기에 더해 보잉은 항공 안전 규정을 위반해 정부를 기만한 혐의로 법적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 안전 개혁의 진전 상황을 설명하며 방어에 나섰다.
보잉 주가는 이날 장중 $132.79까지 밀리며 2022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후 회복세 없이 $137.60선으로 마감해 하루 동안 약 9%가 빠졌다. 투자자들은 오는 4월 23일 예정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관세의 실질적인 영향에 대한 경영진의 평가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보잉은 중국을 세계 최대 항공 시장으로 지목해왔고, 지난 해에는 향후 20년 동안 중국 항공사들이 8,800대의 신형 항공기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중 약 60%는 항공 운송 수요 증가에 따른 신규 수요이며, 나머지 40%는 노후 기체 교체에 따른 수요다. 따라서 중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번 대규모 관세가 수출 가격 구조를 훼손하면서 향후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리스크로 부상했다.
보잉은 자사가 중국 항공산업의 최대 고객 중 하나로, 매년 약 15억 달러(약 2조 1,900억 원)를 중국에 투자하고 있으며, 현재 보잉 항공기 중 약 1만 대가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항공기의 제조원가는 상승하고, 대중국 판매 항공기에서는 마진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관세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보잉의 실적뿐 아니라 미국 주요 제조업 전반에 걸쳐 다층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가운데, 이런 통상 정책이 어떤 경제적 반향을 낳을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행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