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가 지난주 큰 하락세를 보이며 전 세계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약 340조 원이 증발했다. 비트코인은 심리적 지지선이던 8만 6,000달러를 이탈한 뒤 급락세를 보이며 한때 8만 1,300달러(약 1억 1,860만 원)까지 붕괴됐다. 특히 이더리움(ETH), 리플(XRP), 카르다노(ADA), 아발란체(AVAX), 해시그래프(HBAR) 등 시가총액 상위 알트코인 대다수가 주간 기준 10% 이상 하락하며 하락 폭을 더욱 키웠다.
30일 기준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약 8.7% 하락한 8만 2,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1조 6,300억 달러(약 2,380조 원)로 추락했지만, 알트코인과의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다. 이날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은 59.2%까지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하락 저항력이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최근 급등해온 알트코인들이 기술적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요 자산인 비트코인으로 자금을 이동시킨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알트코인 시장은 전반적으로 붕괴 수준의 조정을 겪고 있다. 특히 XRP는 시가총액 상위 코인 중 최악의 성과를 보이며, 주간 기준 약 8% 이상 하락했다. SUI, HBAR, LEO 등도 비슷한 낙폭을 기록했고, 도지코인(DOGE), 바이낸스코인(BNB), 폴리곤(MATIC), 체인링크(LINK) 등은 일간 기준 소폭하락하며 버티고 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대부분 두 자릿수 하락률을 피하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도 일부 코인은 예외적인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크로노스(CRO)는 20% 급등하며 강력한 저항력을 과시했고, 톤코인(TON)도 6% 상승하며 하락 장세 속 ‘방어형 알트코인’ 면모를 드러냈다. 하지만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은 일주일 전보다 2,500억 달러(약 365조 원) 감소한 2조 7,500억 달러(약 4,015조 원)로 축소되며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지난주 시작된 매도세가 기술적 조정 범위를 넘어선 심리적 패닉 매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지난달 비트코인이 8만 8,800달러까지 치솟으며 상승세를 보였던 데 따른 '매도 차익 실현'도 트리거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업계는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정책,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기조 등 주요 정책 변수에 따라 시장 반등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