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대출업체들이 시장 급락과 함께 파산 위기를 맞은 가운데, 투자 큰손들이 인수 경쟁에 나서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대형 암호화폐 투자사 모건크릭디지털(Morgan Creek Digital)이 지난주 공개된 FTX의 블록파이 구제금융 조치를 저지하기 위해 투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난 21일 잭 프린스 블록파이 CE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FTX에서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받기로 '예비 계약내용협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셀시우스, 바벨 파이낸스 등 대형 암호화폐 대출업체와 마찬가지로 블록파이 역시 유동성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시장 우려를 완화시켰다.
한편, 블록파이의 최대 투자기관 중 하나인 모건크릭이 블록파이 지분을 지키기 위해 긴급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출된 투자자와의 통화 내용에 따르면 마크 유스코 모건크릭 운영총괄은 "블록파이와 FTX의 계약이 그대로 진행될 경우, 기존 투자자의 모든 권한이 박탈당할 수 있다"며 투자자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이번 계약에서 FTX가 블록파이를 거저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을 갖게 되며, 스톡옵션을 보유한 임직원, 벤처 투자자 등 기존 주주들이 투자금을 전혀 회수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스코 운영총괄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 FTX 대출금과 동일한 금액의 투자금을 조성하는 것"이라면서 "성공 가능성은 10% 정도지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유스코는 블록파이가 FTX 대출 조건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 "블록파이가 많은 곳에서 자금 지원을 제안받았지만, 고객 자산을 구제금융 기업에 종속시키지 않기로 한 곳은 FTX가 유일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예금자가 자금을 상환받기 위해 신규 대출자 유입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한편, 블록파이는 22일 "출금이 문제 없이 처리되고 있고, 출금 요청 추세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FTX와의 대출 계약이 회사 대차대조표를 건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최종 계약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자금인출을 중단한 또 다른 암호화폐 대출업체 셀시우스는 금융업계에서 파산 권고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24일 WSJ에 따르면 셀시우스는 파산 가능성에 대비해 경영컨설팅 기업 알바레즈앤마살의 구조조정 컨설턴트를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코인데스크는 "골드만삭스는 셀시우스 파산 신청 시 부실 자산을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하기 위해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