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블록체인 포럼에서 루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주요 화제로 떠올랐다. 러시아 암호화폐 업계 핵심 인사들은 향후 루블 스테이블코인이 갖춰야 할 핵심 요건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눴다.
23일 행사에 참석한 디지털결제소 익스벳(Exved)의 창업자 세르게이 멘델레예프는 기조연설을 통해 "테더(USDT)의 복제 모델"에 해당하는 루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7가지 요건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익명의 거래가 가능하고, 본인 인증 절차(KYC)를 요구하지 않는 구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동시에, 러시아 규제 당국의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조건도 들어 있어 현실화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멘델레예프는 스테이블코인의 설계 모델로 다이(DAI)를 언급하며, 루블화 버전도 이처럼 초과 담보 방식의 구조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이는 탈중앙화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스마트 계약을 기반으로 미국 달러와 1:1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구조에서는 누구나 해당 스테이블코인의 담보 상태를 직접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투명성과 신뢰도가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내에서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여전히 강경한 가운데, 실현 가능성과 법적 충돌 여부는 향후 논의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발 스테이블코인 구상은 규제와 프라이버시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