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시다발 공격에 나선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대를 지원하기 위한 암호화폐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고 2022년 2월 25일(현지시간) 디크립트가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 수행을 명령하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북부, 남부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첫날에만 우크라이나에서 22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는 국가총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징집 대상자 및 예비군 전체가 소집되는 등 군사력과 국가 인프라가 전시 체제로 전환됐으며 인적자원과 물자를 총동원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금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상당한 암호화폐 기부금이 모이고 있다.
암호화폐는 전통 금융 채널을 우회하고 전 세계 곳곳에서 이용가능한 P2P 지급 방안으로, 많은 단체, 개인이 기부금 옵션으로 채택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는 2014년부터 신용카드, 페이팔 거래와 함께 비트코인 기부를 받고 있다. 최근 일반 금융 채널이 막힌 캐나다 트럭 시위대를 위한 암호화폐 기부금이 모금된 일도 있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에 따르면 2021년 들어 지금까지 비트코인 기부금 57만 달러 상당이 우크라이나 군대 지원 단체들에 전달됐다. 전쟁 발발 하루 만에 40만 달러 상당(약 4억 5000만 원)이 모금돼 친우크라이나 단체 중 한 곳인 컴백얼라이브(Come Back Alive)에 전달됐다.
컴백얼라이브는 육군에 무기와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단체다. 2021년 8월부터 매월 4000~5000달러(500~600만 원) 상당의 기부금을 받아왔는데, 전쟁 위기가 고조된 2022년 2월 초부터 기부금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엘립틱은 "24일 컴백얼라이브에 370여 건의 기부금이 들어왔으며, 평균 기부 금액은 1000~2000달러(120~240만 원)"라고 밝혔다. 25일(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 익스플로러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컴백얼라이브 기부금은 20 BTC를 돌파했다. 현재 시세 기준 약 79만 5000달러(9억 6000만 원) 상당이다.
우크라이나 민간 단체에 기부하기 위한 탈중앙화자율조직(DAO)도 출범했다.
러시아 페미니스트 펑크밴드 푸시라이엇의 초창기 멤버이자 러시아 반체제 성향 정치 비평가 나데즈다 톨로콘니코바(Nadezhda Tolokonnikova)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리피랩스, 플레저다오와 함께 우크라이나 민간 단체에 기부할 기금을 모금하기 위한 '우크레인DAO'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작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국기 등을 토대로 제작된 NFT를 구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우크라이나 국방부에도 비트코인 기부 채널을 열 것을 촉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거주하지 않은 개인과 법인들이 기부하기 원한다는 무수한 요청을 보내고 있다"면서 외화 송금 계좌를 개설하고 군부대를 위한 기부금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결제 시스템(웹머니, 비트코인, 페이팔 등)은 사용할 수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지지자들은 우크라이나 정부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암호화폐를 통해 전세계에서 기부를 받을 수 있다"면서 암호화페 주소를 개설해 기부를 받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일제히 러시아를 규탄하며 경제 제재 조치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고 러시아의 4개 주요 은행을 제재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포괄적인 제재 방안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