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간 전 세계 암호화폐 채택 수준이 880% 성장했다. 미국, 중국을 제치고 인도, 파키스탄, 우크라이나 등 신흥국 시장이 선전했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2021년 8월 18일(이하 현지시간) 보고서 ‘2021년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 지수(Global Crypto Adoption Index)’에서 암호화폐 채택 움직임이 전 세계에서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채택 흐름을 이끌던 미국과 중국은 규제 및 금융 시장 변화에 입지가 줄어든 반면, 신흥국 시장에서 활발한 암호화폐 채택 움직임이 나타났다.
체이널리스는 전문가·기관 채택 수준이 높은 국가에 유리한 ‘암호화폐 거래량’ 측정 방식 대신, 비전문가·개인 암호화폐 이용자의 블록체인 활동에 중점을 분석 방식을 택했다. 거래, 투기 측면보다는 개인, 기업 거래, 저축 같이 보다 일반적인 활동에서의 암호화폐 채택 상황을 반영했다.
체이널리시스는 △1인당구매력평가(PPP) 가중치를 적용한 온체인 수신 금액 △PPP 가중치를 적용한 온체인 리테일 수신 금액(1만 달러 미만) △PPP 및 인터넷 사용 인구 가중치를 적용한 P2P 거래소 거래량 세 개 지표로 154개국의 암호화폐 채택 수준을 측정했다. 측정 기간은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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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채택 수준 880% 성장…신흥국 우세
전 세계 암호화폐 채택 지수는 2020년 2분기 말 '2.5'에서 2021년 2분기 말 '24'로 880% 급증했다. 2019년 3분기 대비 2300% 이상 성장한 수준이다.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 우크라이나, 케냐가 상위 5위권에 올랐다. 화폐 가치 하락 상황에서 자산을 보호하고 송금 및 사업 거래를 처리하는 데 암호화폐를 채택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베트남, 케냐,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는 P2P 거래량 지표 수준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해당 국가들은 중앙화 거래소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기 때문에 P2P 암호화폐 거래소 의존도가 높았다.
체이널리시스는 "많은 신흥국들이 외국으로 보낼 수 있는 자금 규모를 제한하고 있다"며 "암호화폐는 이같은 제약을 우회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며 현지 금융 수요를 충족시켜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美·中, 규제 단속 및 제도화에 입지 줄어
전 세계 암호화폐 채택을 주도했던 중국과 미국의 입지는 좁아졌다. 이전 순위에서 4위를 기록했던 중국은 13위로, 6위였던 미국은 8위까지 하락했다.
두 국가 모두 P2P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 순위가 떨어졌다. P2P 거래량 기준 중국은 53위에서 155위로, 미국은 16위에서 109위로 추락했다.
1만 달러 미만의 소매 거래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P2P 거래소의 거래량 감소는 중국과 미국 내 소매 관심이 급감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의 경우, 암호화폐 거래 전문화 및 제도화, 대형 투자자 참여 증가 등이 반영된 결과라면 중국은 정부의 지속적인 암호화폐 거래 단속으로 소매 접근성이 제약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체이널리시스는 "선진국에서는 중앙화 거래소의 거래량 증가와 디파이의 폭발적 성장이, 신흥국에서는 P2P 거래량이 암호화폐 채택 수준을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 12개월 동안 암호화폐 채택이 급증했다"며 "(신흥국으로의) 지형 변화는 암호화폐 채택이 진정한 글로벌 현상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