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급 비트코인 선물 시장을 대표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 미결제약정 기준 2위 거래소로 올라섰다.
2021년 5월 22일(이하 현지시간) 코인데스크는 데이터 제공업체 스큐(Skew)의 자료를 인용해 CME가 전체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 123억 8000만 달러 중 15.5%에 달하는 19억 2000만 달러를 처리하면서 거래소 순위 2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1위 거래소는 21억 7000만 달러의 미결제약정을 가진 바이낸스다. 바이비트, 오케이엑스, 데리비트는 각각 3, 4, 5위를 차지했다.
기관 참여 증가로 인해 순위가 상승했던 2020년 4분기와 달리 이번 순위 변동은 다른 비트코인 선물 거래소에서 CME 대비 상대적으로 큰 감소세가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5월 19일 CME의 비트코인 선물 계약의 미결제약정 규모는 약 3000만 달러가 줄어든 데 비해 바이비트(Bybit)는 10억 달러, 오케이엑스는 12억 달러, 바이낸스는 17억 달러가 감소했다.
CME는 2020년 11월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당국이 미규제 시장에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1위 비트코인 선물 시장으로 부상했었다.
이후 상승장이 계속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은 100배 이상의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바이비트, 오케이엑스, 바이낸스 등 규제가 덜한 미규제 거래소로 몰렸다. CME 순위는 5월 셋째주만해도 5위까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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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장에 미규제 거래소 '흔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소의 극적인 순위 변화가 하락장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와 소매 투기가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시장 하락 시 마진 부족으로 인한 대규모 강제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니스 비노코로프(Denis Vinokourov) 시너지아캐피털(Synergia Capital) 연구 수석은 "CME를 제외한 거래소들이 대부분 비트코인으로 청산되는 선물 상품을 제공하는 데 이같은 상품 특성은 대규모 청산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고 말했다.
오케이엑스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기초 자산인 비트코인으로 결제·청산된 계약은 비선형(非線型) 성격을 가진다. 각 계약의 비트코인 단위 손실이 비트코인 가격 변동 수준과 선형적인 상관 관계를 나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케이엑스는 "시장이 하락할 때 하락 수준보다 더 많은 자금을 잃고 시장이 상승할 때 상승 수준보다 더 적은 돈을 벌게 되는 음의 볼록성(negative convexity)이 나타나기 때문에 비트코인 결제 방식의 선물 상품들은 급락장에서 대규모 청산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노코로프 연구 수석은 "CME는 미결제약정 기준 두 번째로 큰 거래소가 됐다. 음의 볼록성이 비트코인 시장 구조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와 시장 전반이 스테이블코인 청산 상품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CME는 2017년 12월부터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제공해왔다. 미규제 시장에 비해 작은 규모로 시작했지만 암호화폐 규제가 강화되고 기관 투자가 늘어나면서 시장 점유율이 커지고 있다.
2021년 2월 9일 이더리움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상품을, 5월 3일 0.1 BTC 단위의 마이크로 비트코인 선물 계약 상품을 출시하며 안정적인 규제 환경을 선호하는 기관의 비트코인 투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