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파생상품 시장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2021년 2월 9일 이더리움(ETH) 선물 거래를 개시했다.
팀 맥커트(Tim McCourt) CME 주식상품 총괄은 "첫 거래일 하루 동안 388건의 이더리움 선물 계약이 거래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약 1만9400 ETH로 3300만 달러(약 368억원) 상당이다.
공식 사이트에 게재된 세부 내용에 따르면 이더리움 선물은 'CME CF 이더-달러 기준 환율'을 기반으로 하며 현금결제 방식으로 거래된다.
월별 선물 계약은 건당 50 ETH에 해당한다. 약 78000달러(8743만원) 수준이다. 5건 이상부터 비공개 대량 매매(block trade)를 진행할 수 있다.
이더리움 선물을 지원하는 유동성 제공업체 명단에는 블록파이, 갤럭시, 제네시스, 코인셰어스, NYDIG 등이 올라있다.
2020년 12월 CME는 이더리움 선물 출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더리움은 2021년 1월부터 상승을 지속해 2월 4일 처음으로 1660달러를 돌파했다.
CME의 이더리움 선물은 이더리움 상승의 원인으로 빠지지 않고 거론돼 왔다. 규제 리스크 없는 기관 투자 상품이 대규모 자금 유입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토큰포스트 주요 기사를 뉴스레터를 통해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CME는 다양한 자산 유형을 거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 파생상품 거래소다.
지난 2017년 12월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했다. 미규제 시장에 비해 작은 규모로 시작했지만 암호화폐 규제가 강화되고 기관 투자가 늘어나면서 2020년 말 최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라크 데이비스(Lark Davis)는 "이더리움 관련 다수의 상승 재료가 있다"면서 "CME 선물과 갤럭시디지털의 이더리움 펀드 출범이 대표적"이라고 짚었다.
그는 "기관투자자들이 이더리움에 투자할 수 있는 접점이 확대됐다"면서 "향후 몇 주내 최대 2배 상승까지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CME의 이더리움 선물 출시가 일시적으로 가격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년 전 비트코인도 선물 출시 이후 가격 하락이 발생했다. 기관의 시장 개입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Christopher Giancarlo)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당시 비트코인 폭등을 가라앉히기 위해 비트코인 선물 도입을 허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투자자와 시장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게 하는 선물 상품을 시장 거품을 잠재울 수 있는 수단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도 선물 출시를 며칠 앞두고 하락 움직임을 보였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조셉 영(Joseph Young)은 "CME 이더리움 선물 출시 요인이 가격에 선반영된 것 같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메사리 연구원 라이언 왓킨스(Ryan Watkins)는 "2017년 12월과 현재 시장은 상황이 매우 다르다"면서 "선물 출시로 인한 하락 우려는 허무맹랑하다"고 반박했다.
9일 7시 55분 기준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8.22% 오른 1721.0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