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의회에 페이스북의 디엠(Diem, 전 리브라)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을 거부하고 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했다고 2021년 2월 2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유럽연합은 2020년 9월 스트레스테스트(stress testing), 자본, 유동성 요건 등 암호화 자산에 관한 포괄적 규정을 제안하면서 "리브라가 발행되기 위해서는 해당 규정 수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ECB는 유럽연합의 암호화자산 규정에 대한 2021년 2월 18일자 법률 의견서에서 "인플레이션 통제력이나 결제 안전성을 위협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럽 내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허용해야 하는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ECB가 통화 정책 수행과 결제 시스템 운영에 미칠 스테이블코인의 잠재 위험을 평가하는 데 배타적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중앙은행은 ECB의 의견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신청을 심사하는 국가 당국에 구속력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할 것도 제안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가 현금 준비금 등 단기금융자산투자신탁(MMF)에 적용되는 엄격한 유동성 요건을 갖춰 대규모 고객 유출 상황에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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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다중 통화와 연결된 토큰을 판매하는 기업은 최종 사용자에게 발행업체나 준비금에 대한 직접 청구권과 상환권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금융, 통화 공급 측면에서 당국의 통제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변동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단일 통화나 다중 통화 바스켓, 실물 자산에 가치를 연동시킨 암호화폐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리브라는 당초 다중 통화 바스켓으로 담보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출시될 계획이었지만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규제 당국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2020년 4월 단일 통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방향을 틀었다.
ECB는 일반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각각 다른 규제 접근을 취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ECB 총재는 "규제 허점을 막기 위해 암호화자산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은 자체적으로 디지털 화폐 발행을 검토 중이다. 발행 여부가 확정되면 4~5년 내 디지털 유로를 도입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