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2월 19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서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입한 이유가 현금보다 덜 '엉망'이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시총 8위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2월 8일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투자 소식을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발언은 창펑 자오(Changpeng Zhao) 바이낸스 CEO의 인터뷰에 대한 답변이다. 바이낸스 CEO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도지코인의 열광적인 지지자라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테슬라가 왜 비트코인 매입을 선택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자신의 의견을 직접 반영하지는 않는다"면서 "S&P500 기업이 현금보다 덜 멍청한 유동성 형태인 비트코인을 보유하기로 결정한 것은 충분히 모험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테슬라 CEO는 "나는 투자자가 아니라 엔지니어다. 테슬라 외에 거래하는 상장주도 없다. 하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법정화폐가 마이너스 금리인 상태에서 다른 투자 방식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고 답했다.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은 거의 법정화폐 만큼 엉망이다. 여기서 핵심은 '거의'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부호 일론 머스크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트위터를 통해 여러 차례 도지코인을 거론했다. 도지코인은 장난으로 만들어진 암호화폐지만 올 들어 비트코인을 능가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바이낸스는 수요 증가 때문에 도지코인 선물 상품까지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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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호재에 비트코인 5만 달러 상회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는 기관 참여에 대한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다음 타자로 애플과 트위터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거론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2월 16일 5만 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으로 비트코인에 주목했던 기관과 기업들은 현금 자산 대신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미국 헤지펀드 더블라인캐피탈(DoubleLine Capital)의 창업자인 제프리 군들락(Jeffrey Gundlach)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금과 달리 현재 경제 상황에서 안전 자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금융기관들이 비트코인에 보이는 관심 수준은 깔때기에 순간적으로 대량의 액체가 쏟아졌을 때 생기는 급류와 흡사하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최초의 비트코인 ETF에 대한 반응도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 관심을 보여준다. 퍼포스 인베스트먼트의 ETF 상품은 2월 18일 거래 개시 1시간 만에 886억 원 이상, 하루 동안 1800억 원 이상이 거래됐다.
비트코인에 회의적이었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화폐의 디지털화와 자금 이동 비용 절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에 중립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