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을 준비 중인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 프라이빗 마켓에서 기업가치를 770억 달러(약 85조 원)로 평가받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기업인 국제상업거래소(ICE)의 시총보다 높은 수준이다.
2021년 2월 17일(이하 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직상장 계획을 밝힌 지 3주 만에 코인베이스는 기업가치를 770억 달러(85조 원)로 평가받았다.
코인베이스는 2020년 12월 18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유가증권신고서(S-1)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왔다. 2021년 2월 2일 거래소는 기업공개 절차 없이 바로 상장할 수 있는 나스닥 직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발표했다.
신주 발행과 공모 절차 없이 기존 주주 및 직원들이 주식을 직접 거래하는 상장 방식이다. 직상장 계획 공개 당시 주당 가격을 200달러로 책정하고 기업가치를 500억 달러(약 55조 원)로 추산했다. 정확한 직상장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코인베이스 기업가치, 산출 방식은?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는 나스닥에서 거래 주인 거래소의 개인 보유 주식을 기초로 산출됐다. 코인베이스는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장외주식시장 '나스닥 프라이빗 마켓'에서 2억 5400만 주를 거래할 수 있는 익명 오더북을 운영 중이다.
코인베이스 주식은 주당 303달러에 거래되면서 기업가치를 770억 달러까지 끌어올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백트(Bakkt)를 운영하는 국제상업거래소(ICE)의 시총을 웃도는 수준이다. 코인베이스의 pre-IPO 선물 계약은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FTX에서 386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소식통은 "거래 첫 주에 200달러, 둘째 주에 301달러, 셋째 주에 303달러로 거래됐다"면서 "공통가를 찾아가는 가격발견(price discovery)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주당 300달러에 거래되는 수량이 적지 않다"면서 "매주 수천 달러에 달하는 대형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도권 진입 코인베이스, 마이크로스트래티지·테슬라 지원
2012년 설립된 코인베이스는 35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다. 지난 2017년 뉴욕금융당국에서 거래소 운영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미 44개 주를 비롯해 전 세계 100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거래소는 크게 불어난 기관 투자 시장도 견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인베이스는 포춘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5곳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면서 "2월 첫째 주 장외거래시장을 통해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입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SEC 승인을 받으면 코인베이스는 미국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의 첫 상장 사례로 남게 된다. 암호화폐 산업 주류화의 첫걸음이 될 이번 상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