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국 CBDC 발행 빨라질 수 있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영향으로 전 세계 주요국의 디지털화폐 발행이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5일 발간한 '코로나19 확산이 최근 주요국 지급수단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현금을 매개로 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영업점 봉쇄 등으로 일부 국가에서 현금 사용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중은행의 지점 폐쇄, ATM 사용 제한 등으로 현금 접근성이 제약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급수단의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 온라인 소비 증가 등으로 비대면·비접촉결제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요국 대형은행 조치 / 한국은행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쇼핑을 꺼리면서 쿠팡,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등의 온라인 쇼핑몰 매출이 크게 뛰었다. 쿠팡 결제금액은 지난 1월 1조4400억원에서 2월 1조6300억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이베이코리아도 1조2600억원에서 1조4400억원으로 상승했다.

미국도 소비자들의 온라인 소비가 10~4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자의 30%가 NFC 카드, 스마트폰과 같은 비접촉 지급수단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의 경우도 전체 카드 사용액 가운데 비대면결제 비중이 50%를 넘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15%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코로나19 확산이 디지털화폐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도 이달 "CBDC가 전 세계적 전염병이나 사이버공격 등 광범위한 충격에 대한 복원력과 높은 접근성을 갖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국민들에게 전자지갑을 지급해 디지털 달러를 신속히 보급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리리후이 중국 전 인민은행 총재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비접촉 전자결제 확산이 중국의 디지털화폐 발행과 사용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영국과 아일랜드, 캐나다 등 많은 국가들이 비접촉 결제의 한도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알리페이, 위챗페이와 같은 모바일결제 앱을 사용자의 이동경로 파악, 정부 바우처 지급 등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앙정부와 일부 지자체가 지역사랑상품권을 통한 재난 긴급생활비를 모바일 형태로 발행할 방침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디지털 혁신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디지털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사회로의 이행이 디지털 소외 계층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BIS는 주요국 패널 데이터를 이용한 실증분석에서 과거 금융위기 이후 특허 출원이 줄어드는 등 기술혁신이 전반적으로 제약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BIS는 "지급수단으로서 현금 사용이 어려워질 경우, 모바일 등 디지털 지급수단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노년층, 취약계층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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