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올 한해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각광받기 시작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2020년 암호화폐 시장 전망 보고서’를 발간, 달러 약세, 주식시장 변동성,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이 2019년 최고점인 1만 4,000달러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서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미국 달러 약세 상황에서 많은 투자자가 비트코인으로 몰리면서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 상황에서 나탄난 비트코인 움직임을 통해, 비트코인이 디지털 버전의 금으로 성숙해지고 있다는 전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미국은 무인기 폭격으로 이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사살했고, 이란은 보복으로 8일 오전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공군기지에 지대지 미사일을 수십기 발사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7주 최고치를 찍었고 금은 2013년 이래 처음으로 1600달러까지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의 제한적인 공급량으로 올 한 해 비트코인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금과 마찬가지로 수요 변화에 따라 쉽게 공급량을 늘릴 수 없는 한정 자산이라는 특성 때문에 ‘디지털 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예정된 반감기에서 비트코인 보상은 12.5BTC에서 6.5BTC으로 줄어든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2020년 비트코인 공급 증가율을 사상 최저치인 2.5%로, 2021년에는 2%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암호화폐 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 증가로 시장 성숙도가 제고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애널리스트는 "파생상품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장되며 주류 시장에 통합되고 있다"며, 다양한 방식의 비트코인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기관 투자자에 대한 암호화폐 투자 노출 가능성을 높이고,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며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가 약하며, 안전 자산으로 불충분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비트코인의 단기적이고 급격한 변동성은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라는 근거를 약화시킨다. 비트코인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블록체인 지지 발언에 1만 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몇 주 후 원래 수준으로 복귀가기도 했다.
보고서는 테더의 시가총액이 올해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알트코인은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앞지르면서 투자자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2020년 독특하고 가치있는 디지털 금으로 비트코인은 다른 암호화폐보다 뛰어난 실적을 낼 것이다. 독립적인 준(準)화폐를 선호하는 분위기 속에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