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 암호화폐 준비금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의 포함은 당연시되었지만, 리플(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까지 포함되는 결정은 업계 내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국가 비트코인 비축을 공약했지만, 준비금 구성에 미국 기반 프로젝트인 XRP, SOL, ADA가 추가되면서 암호화폐 커뮤니티 내부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해당 자산들이 기술적 우수성과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중앙화 우려와 실사용 부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카메론 윙클보스 제미니 공동 창업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놀라움을 표했다. 발표 직후 다섯 개 암호화폐의 가격이 급등했다가 다시 하락했으며, 특히 XRP와 ADA는 비교적 낮은 변동성을 기록했다.
각 코인의 선택 배경도 논란의 대상이다. 솔라나는 고속·저비용 거래가 가능하지만, 밈코인 중심 네트워크로 평가받으며, 중앙화 요소와 기관 신뢰 부족이 지적된다. 블록체인 보안 전문가 에드워드 스노든은 솔라나의 벤처 캐피털 의존도를 비판하면서 "탈중앙화라는 기본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카르다노의 경우 학술적 접근 방식을 취하며 신중한 개발 전략을 고수하고 있지만, 속도 경쟁에서 밀려 시장 점유율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3월 5일 기준 카르다노의 탈중앙화 금융(DeFi) 총예치량(TVL)은 4억 1,200만 달러에 불과하며, 활성 사용자도 솔라나보다 압도적으로 적다. 다만, 탈중앙화 지수 측면에서는 2023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XRP는 주요 금융기관들이 국경 간 결제 솔루션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 도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리플사가 XRP 공급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어 중앙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반면 XRP 트랜잭션은 리플의 승인 없이 처리되며, 네트워크 자체는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반론도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국가 준비금에 포함될 암호화폐로는 비트코인이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비트겟(Bitget)의 최고운영책임자(CEO) 부가르 우시 자데는 "기관 신뢰도와 유동성에서 비트코인이 압도적"이라며 "XRP, SOL, ADA의 변동성이 준비금 자산으로는 단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해당 계획이 공식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3월 7일 백악관에서 열릴 암호화폐 정상회의에서 추가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 전략경영그룹 의장 마이클 세일러 등이 참석할 예정이며, 해당 행사에서 보다 구체적인 암호화폐 정책 방향이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