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7년 치의 가격 상승분을 한순간에 잃으며, 시장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다. 9일 오전(아시아 기준) ETH는 $1,400(약 204만 4,000원)까지 급락하며 지난 2018년 강세장의 정점이었던 $1,450선마저 붕괴시켰다. 이번 하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무역 관세 조치 시행과 맞물려 암호화폐 전체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현재 이더리움은 2021년 사상 최고가였던 $4,878(약 712만 원) 대비 70% 이상 하락한 상태이며, 그중 대부분의 낙폭은 최근 3개월간 발생했다. 이더리움 기술적 지표도 심각한 약세를 가리키고 있다. 가격은 실현 가격(평균 매입가) 이하로 떨어진 상태로, 장기 보유자들조차도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비트코인 대비 가격 비율인 BTC/ETH는 최근 5년래 최저 수준인 0.018까지 하락했다.
분석가 제임스 체크는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2015년 이후 85%의 거래일 동안 수익률이 낮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에선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게 작용하는 반면, 미국 내 기관투자자 중심의 현물 ETH ETF에서는 거의 유출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들이 공포에 기반한 투매를 하고 있는 반면, 기관은 현 시점을 기회로 보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긍정적인 신호도 일부 포착된다. 거래소에서 점차 ETH 공급이 줄어드는 추세가 관측되며, 일부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공급 쇼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기술 지표로는 상대강도지수(RSI)가 과매도 구간에 도달해 가격 반등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단기적인 반등보다는 미국과 주요 교역국 간의 무역 긴장 완화 및 거시경제 회복이 보다 뚜렷한 회복의 전제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에 대해 업계는 이더리움이 실물 자산의 토큰화와 같은 실사용 확대에 성공할 경우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 시점까지는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약세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현재 이더리움은 2017년 이후 축적해온 모든 가치를 상실했고, 일각에서는 이를 ‘세대적 저점’으로 보고 있는 반면, 많은 투자자들이 이미 시장을 이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