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일 이상 1만 이더리움(ETH)을 보유해온 한 고래 지갑이 최근 전량을 매도하면서 약 2760만 달러(약 403억 원)의 최대 수익 기회를 놓쳤다. 이 투자자는 지난 2022년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평균 단가 1295달러에 총 1300만 달러(약 190억 원) 규모의 이더리움을 매수해 장기 보유해왔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해당 고래는 최근 이더리움 가격이 약 1578달러 수준일 때 전량 매도했다. 그 결과 실현 수익은 약 275만 달러(약 40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은 2023년 12월 9일 한때 4015달러까지 상승했으며, 이를 기준으로 보면 약 2760만 달러의 수익 실현이 가능했던 셈이다.
이더리움 가격은 최근 급락세를 보이며 1426달러 안팎까지 하락한 상태다. 지난 7일간 약 24% 급락한 이 같은 하락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전방위 관세 정책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암호화폐 시장 전반으로 퍼진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밀고 있는 암호화폐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또한 손실을 본 것으로 보인다. 룩온체인은 4월 9일 "WLF 계열 지갑으로 추정되는 주소가 최근 5471 ETH(약 117억 원)을 개당 1465달러에 매도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는 평균 단가 3259달러에 6만7498 ETH를 확보한 바 있다.
시장 침체 국면에서 고래 지갑들의 움직임은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다. 4월 7일에는 한 익명의 고래가 자신의 22만 ETH 포지션, 약 3억 달러(약 4380억 원) 규모의 청산을 막기 위해 1만 ETH(약 212억 원)를 긴급 투입했다. 반면 또 다른 고래는 4월 6일 디파이 플랫폼 ‘스카이(Sky)’에서 6만7570 ETH, 1억600만 달러(약 1548억 원) 상당이 강제 청산당하며 큰 손실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시장 급등락 속에서 일부 고래들이 타이밍을 놓치며 손실을 확정하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가 암호화폐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와 관련해 이더리움뿐 아니라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자산들도 가격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