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연구자, MEV 제거 위한 '분산형 랜덤 블록 제안' 공개

이더리움(ETH) 연구자 'Malik672'가 블록 제안 과정의 '중앙화' 문제를 해결하고 최대 추출 가능 가치(MEV)를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제안했다.

1일 Malik672는 이더리움 연구 포럼에 게시한 글을 통해 '분산형 랜덤 블록 제안(Decentralized Random Block Proposal)'이라는 메커니즘을 소개했다. 그는 이를 통해 블록 제안의 '완전한 민주화'를 실현하고 MEV 발생 요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안은 비잔틴 장애 허용(Byzantine Fault Tolerance, BFT) 알고리즘을 활용해 랜덤하게 블록 제안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제안자-빌더 분리(PBS) 시스템보다 훨씬 분산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특정 노드가 거래 순서를 조작하거나 MEV 전략을 악용하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더리움의 PBS 구조는 MEV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일부 블록 빌더와 릴레이 운영자들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실제로 이더리움 재단 연구원 토니 바르스테터(Toni Wahrstätter)는 2023년 10월 기준, 단 두 개의 빌더(Beaverbuild와 Titan Builder)가 전체 블록의 88.7%를 생성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해당 점유율이 약 80%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허용 가능한 중앙화 수준'을 초과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Malik672는 "이 시스템은 블록 생성 권한을 전 세계 수천 개의 클라이언트로 분산시켜 특정 주체의 독점을 방지한다"며 "기존 PBS 모델이나 중앙화된 믹서와 달리 개별 블록 빌더가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EV는 거래 순서 조작, 프런트러닝(front-running), 샌드위칭(sandwiching) 등의 방식으로 네트워크 사용자들에게 불리한 환경을 조성해왔다. 이러한 구조적 결함은 이더리움의 '탈중앙화 철학'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지속됐다.

Malik672의 제안은 향후 적용될 댕크샤딩(Danksharding) 등 이더리움 확장성 솔루션과도 충분히 호환될 수 있으며, 슬롯 시간을 현재 12초에서 6~8초 수준으로 단축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지난 2월 13일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배포 주기를 더욱 빠르게 가져가기로 합의한 바 있어, 향후 해당 제안이 적극 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Malik672의 이더리움 블록 제안 방식이 실제로 구현될 경우, 네트워크의 탈중앙화 수준과 보안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