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도요타(TM), 혼다(HMC), 닛산(NSANY) 등 주요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9일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4월 2일쯤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동차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약 산업을 포함한 전반적인 수입 관세 조치를 예고했다. 이는 기존에 보류된 멕시코 및 캐나다산 자동차 관세와 어떻게 연계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이미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관세 인상이 실적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에서 233만 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판매량 1,015만 대의 약 23%를 차지했다. 이 중 약 53만 대는 일본에서 직접 수출됐다.
닛산은 매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약 32만 대를 수출하는데, 마코토 우치다 CEO는 최근 관세가 높아질 경우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혼다는 무역 전쟁으로 인해 연간 약 7,000억 엔(약 4조 6,0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보도된 바 있으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번 25% 관세가 도요타의 2025 회계연도 수익 전망의 3분의 1, 혼다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우려 속에서 닛산, 도요타, 혼다의 주가는 20일 도쿄 증시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업체들이 수익성 유지를 위해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미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다양한 산업에 걸쳐 관세 부과를 경고해 왔다. 이미 캐나다,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차량에 25% 관세를 적용하려 했으나 양국과 국경 보안 합의를 맺으면서 일시적으로 유예된 바 있다. 또한, 중국에서 수입되는 전기차에는 10%의 관세를, 철강과 알루미늄에는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자동차 관세 추진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일본뿐만 아니라 독일, 한국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 전반에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대응 전략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