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가 윤활유 사업부 캐스트롤(Castrol)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행동주의 투자자인 엘리엇 매니지먼트(Elliott Management)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BP는 캐스트롤 매각을 통해 약 100억 달러(약 14조 5,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캐스트롤은 BP의 다운스트림 사업에서 오랜 기간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으며, NBA, WNBA, 모터스포츠 등 다양한 글로벌 스포츠 파트너십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최근 BP의 지분 5%를 47억 5,000만 달러(약 6조 8,900억 원)에 매입한 후, 회사의 포트폴리오 조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 투자사는 BP가 재생에너지 사업을 축소하고 기존 화석연료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경쟁사인 셸(SHEL)과 같은 전략을 따르도록 압박하고 있다.
RBC 캐피털의 분석가들은 엘리엇이 윤활유 사업뿐만 아니라 미국 셰일가스 및 연료 마케팅 사업부 매각까지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BP는 현재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 중이며, 오는 2월 26일 예정된 자본시장 행사에서 매각 계획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BP의 주요 기관 투자자 48곳은 회사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 축소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관련 정책 변경에 대해 주주 투표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라스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그룹, 로베코(Robeco), 로열 런던 애셋 매니지먼트 등 주요 투자자들이 BP의 경영진과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 CEO 머리 아킨클로스(Murray Auchincloss)는 엘리엇의 압박 이후 BP의 사업 방향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원하는 투자자들과 기존 산업 강화를 추진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들 간의 갈등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팁랭크스(TipRanks)의 애널리스트 평가에 따르면 BP의 주식은 ‘보통 매수(Moderate Buy)’ 등급을 유지하고 있으며, 목표 주가는 37.58달러로 현재 거래 가격 대비 6.43%의 상승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