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가총액, 2021년 11월 수준으로 하락…바이비트 해킹·밈코인 붕괴 영향

25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인 금융 시장의 급락과 함께 큰 하락세를 보였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기준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2조8600억 달러로 하락하며 2021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비트코인(BTC) 가격은 8% 하락한 8만6700달러까지 떨어졌으며, 이더리움(ETH), 리플(XRP), 솔라나(SOL)도 8~10%가량 하락했다.

이번 시장 급락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Lazarus Group)이 바이비트(Bybit) 거래소를 공격해 15억 달러 상당의 이더리움 및 관련 토큰을 탈취한 것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또한,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가 밈코인 'LIBRA'를 SNS에서 홍보한 후 45억 달러 규모였던 해당 코인의 가치가 95% 폭락하면서 밈코인 시장 전반이 급락했다.

암호화폐 시장 내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코인게코(CoinGecko)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1월 41%에서 현재 61%로 상승한 반면, 이더리움의 점유율은 20%에서 10%로 감소했다. 시가총액 상위 9개 암호화폐를 제외한 기타 코인의 점유율도 25%에서 9%로 줄어드는 등 소규모 자산이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비트와이즈(Bitwise) 최고투자책임자(CIO) 매트 호우건은 "밈코인 붐이 끝나가고 있다"며 "멜라니아(Melania), LIBRA, 라자루스 그룹이 밈코인을 이용해 ETH를 세탁한 사건들이 시장을 더욱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트코인 기관 채택, 스테이블코인 확대, 디파이(DeFi) 시장의 부활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지만, 시장이 이를 체감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하락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선물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을 추적하는 선물 거래소의 하루 청산 규모는 24일 기준 2억2700만 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ETF는 월요일 하루 동안 5억1600만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25일에도 6% 추가 하락했다.

한편, 미국 규제 환경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코인베이스(Coinbase)와 로빈후드(Robinhood)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조사를 종료한 데 이어, 유니스왑(Uniswap) 개발사인 유니스왑랩스(Uniswap Labs)에 대한 조사도 마무리했다.

바이낸스(Binance)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텡은 "시장 조정은 불안감을 초래할 수 있지만, 경험 있는 투자자들은 이를 기회로 활용한다"며 "암호화폐는 이제 글로벌 금융 시스템과 통합된 자산군이며, 매크로 경제적 충격에도 회복력을 보여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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