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영국 석유 기업 BP의 지분 약 5%를 인수하며 친환경 투자 축소를 압박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약 40억 파운드(약 7조 7,000억 원) 규모의 BP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은 BP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철수하고, 전통적인 화석연료에 집중해 주주 수익을 극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BP는 2020년 당시 CEO였던 버나드 루니(Bernard Looney) 체제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설정하고 풍력, 태양광, 수소 및 바이오연료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와 관련한 투자 금액은 2022년 기준 49억 달러(약 7조 1,000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러한 친환경 전략이 BP의 주가 부진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쟁사 셸(SHELL)이 같은 기간 주가가 30% 상승한 반면, BP 주가는 8% 하락했다.
엘리엇의 압박에 대해 BP는 올해 실적 발표에서 "기본적인 전략 리셋"을 공언했다. BP는 오는 2월 26일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열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BP는 해상 풍력 사업을 분리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 축소 움직임을 보였으며, 지난달에는 2026년까지 20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 비용 절감을 위해 전 세계 인력 5%를 감축할 계획을 밝혔다.
BP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은 11억 7,000만 달러(약 1조 7,000억 원)로 전년 동기 29억 9,000만 달러에서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연간 순이익 역시 89억 2,000만 달러(약 12조 9,000억 원)로 전년 138억 4,000만 달러(약 20조 원)에서 감소,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현재 BP 주식에 대해 '중립적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주가 대비 9%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지만, 엘리엇의 영향과 회사의 전략 변화에 따라 향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