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WBA) 주가가 시커모어 파트너스의 인수 재검토 소식에 급등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사모펀드 시커모어 파트너스는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의 인수 가능성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양측이 인수 협상을 진행했으나, 올해 1월 논의가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거래 성사는 불투명해 보였다. 그러나 이번 보도로 시장이 다시 반응하면서 월그린 주가는 하루 만에 14%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인수 논의가 회사 실적 개선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시커모어가 기업을 비상장화하며 경영 효율성을 높일 경우, 월그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월그린은 여전히 법적·재무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미국 법무부는 최근 월그린이 불법 처방전을 대량 조제하며 오피오이드 위기를 악화시켰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월그린의 장기적인 기업 이미지와 재무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회사의 재무 실적도 여전히 부진하다. 2025 회계연도 1분기 월그린은 2억 6,500만 달러(약 3,84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6,700만 달러(약 971억 원) 손실 대비 크게 악화된 수치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7.5% 증가한 395억 달러(약 57조 2,750억 원)를 기록했다.
시커모어가 월그린 인수를 추진할 경우, 대대적인 기업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이미 월그린은 3년 내 1,200개 매장을 폐쇄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올해만 500개 매장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또, 비용 절감을 위해 배당금을 중단하는 등 기업 정상화를 위한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월그린의 미래를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현재 월그린 주식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보류(Hold)’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5.15%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인수 협상이 구체화되더라도, 법적 문제와 재무 구조 개편이 해결되지 않는 한 월그린이 즉각적인 반등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커모어의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지, 그리고 월그린이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향후 주가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