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체 암호화폐를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바이스(VICE)에 따르면, 북한은 국제적인 금융 제재와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 금융 시스템을 우회하기 위한 목적으로 암호화폐를 개발하고 있다. 개발은 현재 초기 단계로 알려졌다.
북한의 암호화폐 컨퍼런스 책임자인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는 "(북한이 개발 중인)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와 비슷할 것"이라며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며, 북한 법정통화를 디지털화하려는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는 북한이 자체 암호화폐를 구축하고 유통할 수 있는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카일라 이젠만(Kayla Izenman) 연구원은 "북한은 채굴, 거래소 해킹, 암호화폐 탈취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암호화폐 개발과 활용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갖췄다"고 말했다.
최근 베네수엘라 등 법정화폐 가치 하락과 국제 사회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이 암호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북한의 암호화폐 개발도 국제적인 금융 제재를 피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북한은 암호화폐 관련 해킹 사건에 끊임없이 연루돼 왔다. 지난달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5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최소 17개국 금융기관과 암호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한 해킹 공격으로 최대 2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탈취했다.
이에 미 재무부는 라자루스 그룹, 블루노로프, 안다리엘 등 해킹 단체 3곳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이들 해킹 단체가 북한 정권의 지원 아래 각국 정부와 금융기관, 암호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을 일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북한은 암호화폐 탈취와 더불어, 암호화폐 개발을 위한 국제적인 지식 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내년 2월 평양에서 블록체인·암호화폐 컨퍼런스를 개최해 업계 인사들을 초청할 예정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월에도 암호화폐 컨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