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과학기술대(이하 평양과기대)에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에 대한 외국 전문가의 강연이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비트코인닷컴은 북한 평양과기대에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관련 강의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강연에는 전자공학이나 금융 전공 학생·교수들이 참석했으며, 90분짜리 강연이 다섯 차례 이어졌다. 강의 내용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관련 내용이 주를 이뤘다.
앞서 평양과기대는 지난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탈리아 출신 페데리코 텡가 강사가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에 대한 강연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 강연은 지난 봄 학기부터 시작된 평양과기대 외국인 강사진의 연구 강연 가운데 하나로 마련됐다고 전했다.
텡가 강사는 "북한 학생들이 우수한 영어실력을 소유하고 있었고, 북한 국경 밖 세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면서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지만 관련 지식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닷컴은 강연과 관련해 "거래의 익명성이 보장되고 자금추적이 어려운 비트코인에 대한 북한의 관심이 여전함을 나타내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CIA와 구글을 지원하는 보안업체인 레코디드 퓨처(Recorded Future) 역시 "해당 강연은 단순한 학술 교류 행사가 아니다"라면서 "북한에 벌어지는 모든 것은 정권의 엄격한 검열을 거친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 정권이 가상화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자금줄이 막힌 북한 당국이 해커를 이용해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가상화폐 탈취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국내외 언론들을 통해 수차례 전해진 바 있다.
국정원도 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북한의 해킹시도가 여러 차례 포착되고 있다”며 “최근에도 가상화폐 거래소와 은행ㆍ증권사 등 다수의 금융 관련 기관을 공격 타깃으로 선정하고 해킹에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하는 정황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성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