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 신탁의 현물 ETF 전환을 추진 중인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현금 설정(생성) 방식을 반영한 수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26일(현지시간) 그레이스케일은 현금을 통해서만 ETF 신주를 생성·상환한다는 내용의 수정 신청서(S-3)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수정 신청서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그레이스케일이 결국 현금 방식은 받아들였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생성·상환 방식에 대한 의견차가 자산운용사와 SEC가 합의에 도달하는 데 큰 난관이 됐던 만큼 이제 ETF 승인을 위한 모든 조건을 충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ETF 전문가 제임스 세이파트도 "그레이스케일도 결국 SEC의 현금 생성·상환 규칙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주식, 원자재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ETF는 대부분 현물을 직접 취급할 수 있는 '현물 설정·상환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자산운용사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한편, 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사들에게 현금 거래를 통해서만 ETF 신주를 설정(생성)·상환하는 현금 방식을 사용할 것을 요구해왔다. 전문가들은 증권 당국이 해당 방식을 통해 브로커 딜러가 직접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것을 제한시켜 자산 추적성을 강화하고 자금세탁방지나 신원인증 관련 위험을 완화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VB 캐피털의 핵심 운용역인 스캇 존슨은 SEC가 모든 ETF가 현물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ETF에 현금 설정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방식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그레이스케일의 모기업 디지털커런시그룹(DCC)의 CEO 배리 실버트가 그레이스케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26일 제출된 8-K 서류는 배리 실버트와 마크 머피 DCG 회장이 내년 1월 1일부로 그레이스케일 이사회에서 사임하며 마크 쉬프케 DCG 최고재무책임자(CFO), 매튜 쿠멜, 에드워드 맥기 등이 새롭게 합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마크 쉬프케는 배리 실버트에 이어 이사회 의장직을 맡게 된다.
일부 시장 평론가들은 이번 사임 결정이 그레이스케일의 ETF 전환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라마 루왈리아 루미다 웰스 CEO는 "ETF 승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자진 사임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배리 실버트와 DCG에 대한 SEC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암호화폐 벤처투자사의 애덤 코크란도 이번 사임 결정이 ETF 승인에 앞서 그레이스케일과 SEC 간에 이뤄진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봤다.
다른 시장 분석가는 이번 사임에 대해 "비트코인 ETF는 이제 확정된 일"이라면서 "SEC가 전직 골드만삭스 관계자들로 암호화폐 업계를 채우느라 바쁘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의 현물 ETF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40%를 넘었던 순자산 대비 괴리율(NAV)은 현재 5.62%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