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내년 7월까지 기존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가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경제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연준이 적어도 내년 7월까지는 금리를 낮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준은 작년 3월부터 금리를 11차례 인상하여 현재 22년 최고 수준인 5.25-5.50%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응답자들은 대부분 금리 인상 단계는 끝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응답자 60% 이상이 내년 3분기에 가서야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1분기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응답률은 5%에 불과했으며, 2분기와 3분기라는 응답률은 각각 33%로 나왔다.
내년 4분기나 2025년에야 금리 인하가 진행될 것이라는 응답률도 각각 15%로 나타났다.
응답자 4분의 3은 내년 금리 인하가 시작되더라도 인하폭이 0.5%p 이하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은 물가상승률과 고용 시장은 둔화세를 보이며 통화 정책 전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2% 상승하며 큰 둔화세를 나타냈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예상대로 전년 대비 3% 상승하는데 그쳤다.
고용 시장도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일자리는 2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6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기업 구인 건수는 전월 대비 61만7000건 줄어든 870만개를 기록했다. 전월 기록 960만개, 예측치 930만개보다 낮았으며, 202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직률은 전월과 비슷한 2.3%로, 2022년 4월 3%에서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직률이 낮은 것은 더 높은 연봉을 주는 일자리가 줄었다는 의미이다.
10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도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15만건을 기록했다. 6일 고용정보업체 ADP의 '11월 미국 비농업 신규 일자리'도 전월 대비 3000개 줄어든 10만3000개로 집계되며 전망치 13만개를 밑돌았다.
높은 금리로 인해 일반 소비자가 겪는 경제 부담도 커지고 있다. 미국 가계 저축 규모는 코로나 경기부양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으며 소비심리는 6개월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이 가운데 연말 연휴를 앞두고 저소득층의 '선구매 후결제(BNPL)' 시스템 이용이 급증하면서 경기 악화 우려를 심화하고 있다.
BNPL은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할부금융 상품이다. 결제업체가 먼저 구매금액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해당 금액을 결제업체에 분할 납부하는 결제 시스템이다.
6일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달 들어 현재까지 BNPL 결제액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총 101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선물 시장은 이르면 내년 3월 20일 첫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는 이달 13일과 내달 동결 확률은 각각 99%, 86.8%이며, 내년 5번에 걸쳐 총 1.25%p의 인하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