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소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리플의 부분 승소가 거래소의 법적 방어 논리를 더 강화해줬다"면서 SEC와의 법정 다툼에서 승리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폴 그루월 코인베이스 최고법률책임자(CLO)는 14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최근 리플에 대한 법원 판결 이후 SEC 소송에서 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발언했다.
그는 "SEC와의 소송에서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리플 판결 전에도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판결 이후 더 확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SEC는 2020년 12월 리플이 미등록 증권 'XRP'를 판매하며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기소했다.
지난 13일 약 2년 6개월의 법정 공방 끝에 미 법원은 기관 대상 판매는 증권 거래일 수 있지만, 거래소 같은 유통 시장을 통한 XRP 판매는 증권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암호화폐가 대부분 증권이며, 당국 등록과 엄격한 공시 의무를 적용해야 한다며 업계를 압박해온 SEC의 주장을 크게 약화시켰다.
폴 그루월은 "모든 경우, 모든 거래에 증권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가정은 합리적이지 않으며 그것이 코인베이스의 입장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거래소에서 자산을 거래하면 증권을 거래하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깨뜨리면서 거래소, 상장 토큰, 일반 투자자 모두에게 확신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XRP를 다른 토큰으로 바꿔도 이번 판결의 논리가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면서 XRP가 증권이 아니라면 다른 수백개의 암호화폐 역시 증권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SEC는 업계와 협력을 거부하고 단속을 통해 규제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제미니 공동 설립자 타일러 윙클보스는 SEC가 '실패한 기관'이라고 평했고,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SEC는 제대로 방어할 수 없는 약한 상대를 노리는 깡패"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코인베이스 법무 책임자는 "SEC가 업계와 이념적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의'에서 이 같은 조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당국은 잘못된 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와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합리적으로 협력하지 않고 법정에 의지한 리더십의 실패"라면서 "새로운 기술을 다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규칙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리플 판결뿐 아니라 블랙록 등 대형 금융기관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신청과 관련해 코인베이스를 감시공유계약 협력사로 지정하면서 거래소의 타당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지난 한 주 동안 32% 반등한 105.31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월간 상승률은 94%, 연중 상승률은 213%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