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타당성이 입증되면 규제 당국이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제이 클레이튼 전 SEC 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CNBC에서 "신청 기업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가 투자자들에게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암호화폐 매입 방식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면 승인될 확률이 높다"고 발언했다.
전 위원장은 당국이 비트코인 선물 ETF를 승인한 것은 충분한 시장 감시와 투자자 보호 장치를 근거한 것이며, 현물 시장에는 이러한 보호 장치가 없다는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청 기업들은 이제 현물 시장과 선물 시장에 그러한 차이가 없어졌으며, 현물 상품이 실제 투자자에 더 적은 부담을 주고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국이 비트코인 ETF 승인을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예상 승인 시기에 대해서는 발언을 피했다.
SEC는 암호화폐 시장이 조작 및 사기 가능성이 있는 미규제 상태라는 점을 들어 지금까지 모든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반려했다. 2021년 말 비트코인 선물 ETF, 올해는 레버리지 비트코인 선물 ETF만 승인했다.
제이 클레이튼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SEC 위원장 재임 당시 여러 비트코인 현물 ETF를 거부한 바 있다. 현재는 국제 로펌 설리반앤크롬웰(Sullivan & Cromwell)의 수석 정책 고문을 지내고 있다.
한편, 제이 클레이튼은 비트코인의 자산 입지가 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한 명성을 가진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둘러싼 시장과 수탁, 보호 장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하면서 자산의 입지가 바뀌었다"고 평했다. 그는 "이 같은 기업들이 이제는 암호화폐와 기꺼이 연관되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 SEC 위원장은 "매우 놀랍고 주목할 만한 발전"이라면서 SEC 위원장 재임 당시에는 이런 발전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거래량 90%가 자전거래이고, 명백한 시장 조작과 '덤핑'이 있었다는 연구가 있었다"면서 "기관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회의적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거의 모든 ETF 신청을 허가받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지난달 15일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대열에 뛰어들면서 당국 허가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블랙록과 다른 신청 기업들은 비트코인 시장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코인베이스를 감시공유계약(SSA)을 위한 협력업체로 지목했다. 한편, 거래소는 현재 미국 증권법 위반 혐의로 SEC에 기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