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금융대기업들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이 연달아 알려지며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블랙록을 시작으로 피델리티, 위즈덤트리, 반에크, 아크인베스트, 갤럭시·인베스코 등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대열에 뛰어들었다.
블랙록은 나스닥과 함께, 다른 기업들은 Cboe와 협력해 해당 작업을 추진 중이며 이들 모두 코인베이스를 감시공유계약 협력기관으로 언급했다.
증권사 번스타인은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 가능성을 두고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번스타인은 "SEC는 코인베이스와 같은 현물 거래소가 규제 대상이 아니므로 비트코인 현물 가격을 신뢰하기 어렵고 조작되기 쉽다고 봤다"며 "하지만 그레이스케일의 GBTC의 ETF 전환 소송 관련해 법원은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으로부터 파생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일관성 없이 선물 ETF는 승인하고 현물 ETF는 기각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최근 현물 ETF를 신청한 블랙록 등은 나스닥 같은 규제 거래소 간의 감시공유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느냐"며 "SEC의 입장에서는 그레이스케일의 장외거래 상품 취급보다 월가 주요 플레이어들의 주도가 더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통 거래소의 감시를 받는 비트코인 ETF의 쪽을 선택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반면 "승인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쪽도 있다. 특히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재임 기간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부정적으로 보는 쪽의 주요 전망이다.
션 터피 전 시티그룹 유럽중동아프리카 규제 책임자는 "겐슬러가 있는 이상 승인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이들이 언급한 코인베이스는 SEC에 등록된 거래소가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박했다.
SEC로부터 피소되어있는 거래소를 상장 신청서의 핵심인 '감시공유계약' 파트너로 인정받게 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SEC는 시장 조작, 투자자 보호 등의 문제로 오랜 기간 관련 신청을 반려해왔다. 현재까지 비트코인 선물 ETF와 레버리지 ETF만 허용되어 있는 상태다.
SEC가 상장신청을 불허하지 않고 자료 보완을 요구했다는 점을 두고도 "보완을 요청한 것 자체가 가능성 있는 것 아니냐"며 "전통금융기업들도 개입한 만큼 이전과 다른 결과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쪽과 "규제 당국은 원래 이런 식으로 여러 번 트집을 잡은 후 결국 기각시켜온 적이 수차례 있다"며 "자료 역시 '불충분'이었다면 부족하다는 뜻을 가진 'insufficient'를 썼어야 했는데 '부적합'하다는 'inadequate'를 쓰지 않았느냐"고 주장하는 쪽으로 나뉘져 있다.
해당 논란은 SEC의 다음 입장이 나올 때까지는 결론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 관련해 SEC는 관보에 신청 사실을 게재하고 45일 동안의 심사 기간을 가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면, 결정 보류를 통해 최대 240일까지 최종 결정을 늦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