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파산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BlockFi)에 '월렛' 프로그램에 자금을 보유한 고객에게 2억9700만 달러(한화 약 3956억원)를 반환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11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마이클 캐플런(Michael Kaplan) 뉴저지 법원 판사는 월렛 프로그램은 예금에 대한 이자를 지불하지 않았으며 블록파이의 기타 자금과도 분리돼 있어 반환이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다만, 블록파이 이자 계정(BIA, BlockFi Interest Accounts) 사용자는 자금 반환 대상에서 배제됐다.
판사는 "BIA 계정 자금은 광범위한 대출 사업을 위해 블록파이로 넘겨졌다"고 말했다.
해당 자금은 파산한 블록파이의 재산으로 간주되며 향후 다른 자산과 통합돼 전체 채권자 상환 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월렛 계정으로 자금 이체를 시도한 BIA 계정 이용자도 자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지난해 11월 11일 FTX가 붕괴한 후 블록파이가 서비스를 중단하자 이용자 약 4만8000명이 BIA 계정에서 월렛 계정으로 3억7500만 달러(한화 약 4993억원)의 자금 이체를 시도했다.
당시 이용자 화면에서는 이체가 완료된 것으로 표시됐지만 블록파이가 시스템 상에서 이체를 차단해둔 상태였기 때문에 실제 이체는 이뤄지지 않았었다.
이용자 측 변호사이 이들 역시 자금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카플란 판사는 "서비스 약관에 따르면 대출자는 서비스 중단 시간 동안 거래 요청을 차단할 권한이 있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블록파이는 11월 말 챕터 11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기업은 당시 2억5690만 달러(한화 약 3421억원) 상당의 유동성을 보유했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블록파이는 현재 10만명의 채권자에 약 100억 달러(13조3200억원)를 변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대 채권자는 웨스트 림 샤이어스 서비스(West Realm Shires Services, FTX US)이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도 3000만 달러(한화 약 399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
블록파이는 5월 15일까지 파산 종결 계획을 제출해야 할 계획이다. 조슈아 서스버그(Joshua Sussberg) 변호사는 "블록파이는 자산 매각을 검토 중이며 구조조정 계약을 지원할 외부 후원자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