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권 뿐만 아니라 유럽 금융권 불안을 촉발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직전 이틀간 고객들이 인출하려 한 예금 규모가 약 18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미국 민주당 의원이 SVB)의 최대 예금주 14곳에 SVB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담은 서한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업계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워렌,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미국 민주당 의원이 SVB의 최대 예금주 14곳에 SVB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두 의원은 예금주들이 은행에 예치한 금액, 은행과의 협력 기간 등에 대해 질의했다.
의원들은 "SVB가 고객과 비정상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은행 파산 시 위기가 빠르게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서한을 받은 기업은 서클, 빌, 블록파이, 아이거, 징코 바이오웍스, 아이리듬 테크놀로지스, 렌딩클럽, 온코러스, 페이오니아 글로벌, 프로타고니스트 테라퓨틱스, 로블록스, 로켓랩, 로쿠, 상가모 테라퓨틱스 등 14개 기업이다.
의원들은 이달 24일(현지시간)까지 해당 질문에 답변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현지 소식통에 의하면,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부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기존에 알려진 9일 인출액 420억 달러(당시 한화 약 54조6000억원)에 더해 파산 당일인 10일에 1000억 달러(당시 한화 약 130조원) 규모의 인출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9일 부터 10일까지 단 이틀간 인출 시도액 1420억 달러(당시 한화 약 185조원)는 지난해 말 기준 SVB 예치금 1750억 달러(당시 한화 약 228조억원)의 81%에 달한다.
이 같은 대규모 인출 시도가 가능했던 건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정보 공유가 빨라졌고, 모바일 뱅킹으로 자금 인출이 쉬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바 부의장은 "연준이 2021년 11월 이미 SVB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차대조표상의 문제 가능성을 지적했지만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뱅크런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산 보유액이 1000억 달러(당시 한화 약 130조 원) 이상인 은행을 자본과 유동성 측면에서 강력히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