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채굴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콘셉트로 주목받았던 파이 네트워크(Pi Network)가 최근 심각한 가격 하락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파이코인(PI)은 최근 며칠 새 13% 이상 급락하며 0.58달러(약 850원) 선까지 밀려났다. 여기에 커뮤니티 내 불만이 고조되고, 파이코어팀(PiCoreTeam, 이하 PCT)을 향한 비판도 강해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메인넷이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토큰 환급이나 실제 생태계 유틸리티를 기다린 사용자들의 인내심은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특히 일부 예비 프로젝트들이 자체 NFT를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에서 발행하며 PCT의 내부 프로세스를 우회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이 네트워크 노드 운영자인 존 랭(John Lang)은 커뮤니티 플랫폼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암호화폐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섬세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지금은 시장이 어떻든 간에 파이코인을 헐값에 넘기지 말고 PCT를 신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PCT도 최근 개발자들을 위한 기술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며 후속 조치에 나섰다. 핵심 요건으로는 모바일 우선 접근법과 KYC 인증 의무화, 명확한 가치 교환 구조 수립 등을 명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파이 SDK는 미니 게임, 디지털 자산, 탈중앙화 서비스(DApp) 구축을 지원하고 있으며, 실질적 활용성을 기반으로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커뮤니티의 활동성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PCT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이 네트워크 기반의 도메인 경매에 20만 건 이상의 입찰이 몰렸다. 하지만 암호화폐 분석가 닥터 알트코인(Dr Altcoin)은 이는 충분한 호재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초적인 토큰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CT가 재단 지갑의 파이코인을 대규모로 소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이번 주는 파이코인 가격에 있어 결정적인 시기"라며, "만약 파이코어팀이 토크노믹스 개편이나 주요 파트너십을 발표하지 않는다면, CEX(중앙화 거래소)에서 해제될 예정인 대량의 락업 파이코인이 유입되면서 추가 하락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일부 커뮤니티 일원은 가격 방어에 나서고 있다. 자칭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인사는 커뮤니티가 자발적으로 월별 매수풀을 형성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CDLP(Creative Community-Driven Liquidity Pool)’ 모델을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시장 전문 분석가 문 제프(Moon Jeff)는 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현재는 전체 시장이 하락 국면이라 PI도 영향을 받고 있지만, 무역 갈등이 완화되고 나면 저항선을 뚫고 6월까지 3달러(약 4,380원)까지 반등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파이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메인넷 공개와 토큰 유통 구조 개선이라는 이중 과제를 얼마나 빠르게 해소하느냐에 따라 회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PCT의 향후 전략과 실행력이 시장의 시선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