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처음으로 XRP를 기초 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다. 암호화폐 기업 리플(Ripple)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소송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XRP 생태계에 대형 호재가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테우크리움(Teucrium)은 4월 8일부터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NYSE Arca)에 2배수 레버리지 XRP ETF인 ‘XXRP’를 상장한다. 이 상품은 스왑 계약을 통해 XRP 가격 움직임의 두 배 수익률을 반영하도록 설계됐으며, 관리 수수료는 1.89% 수준이다. 기초 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단기 투자 수익을 노리는 거래자에게 최적화된 구조다.
흥미롭게도, 이 ETF는 미국 당국이 현물 기반 XRP ETF를 아직 승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출범하게 됐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Eric Balchunas)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승인 대기 중인 현물 ETF보다 레버리지 상품이 먼저 출시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평가했다.
현물 XRP ETF가 부재한 상태이기 때문에 XXRP는 유럽 증시에 상장된 XRP 상장지수펀드(ETP)를 추종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21셰어스, 비트와이즈(Bitwise), 위즈덤트리(WisdomTree), 버튠(Virtune), 코인셰어스(CoinShares) 등의 유럽 ETP가 주요 참고 지표로 활용되며,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XRP-달러 기준지수도 참고된다.
테우크리움은 ETF 시장에서 틈새 전략에 강점을 가진 운용사다. 2022년에는 비트코인(BTC) 선물 기반 ETF 승인을 받아 출시한 경험도 있으며, 현재 운용 자산은 약 $311 million(약 4546억 원)에 달한다. 살 길버티(Sal Gilbertie) 테우크리움 CEO는 “XRP의 가격이 아직 낮은 구간에 있고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ETF를 출범하기에 적기”라고 말했다.
ETF 시장의 기대감은 리플의 소송 상황과 맞물려 더욱 고조되고 있다. 최근 SEC가 일부 혐의를 철회한 데 이어,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CEO는 “2025년 하반기 중 여러 건의 XRP ETF가 출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비트와이즈와 프랭클린 템플턴, 21셰어스, 그레이스케일 등 주요 자산운용사는 XRP ETF 관련 서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XRP 가격은 약 $1.87(약 2,730원) 수준으로 전일 대비 3% 하락했지만, SEC와의 법적 불확실성 해소 이후 14% 이상 상승했다. ETF 승인 확률도 현재 86%에 달하다는 분석이 제기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 ETF 시장 진입을 모색 중인 블랙록, 피델리티의 참여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XRP ETF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