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권 뿐만 아니라 유럽 금융권 불안을 촉발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직전 이틀간 고객들이 인출하려 한 예금 규모가 약 18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인출 사태인 뱅크런이 그동안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이다.
28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에 의하면,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부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기존에 알려진 9일 인출액 420억 달러(한화 약 54조6000억원)에 더해 파산 당일인 10일에 1000억 달러(한화 약 130조원) 규모의 인출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9일 부터10일까지 단 이틀간 인출 시도액 1420억 달러(한화 약 185조원)는 지난해 말 기준 SVB 예치금 1750억 달러(한화 약 228조억원)의 81%에 달한다.
이같은 대규모 인출 시도가 가능했던 건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정보 공유가 빨라졌고, 모바일 뱅킹으로 자금 인출이 쉬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바 부의장은 "연준이 2021년 11월 이미 SVB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차대조표상의 문제 가능성을 지적했지만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뱅크런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산 보유액이 1000억 달러(한화 약 130조 원) 이상인 은행을 자본과 유동성 측면에서 강력히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SVB 파산에 대해 "부실 관리의 교과서적인 사례"라면서 시스템적 문제보다는 경영 실패 측면을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