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산운용사 티우크리엄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Teucrium Investment Advisors)가 뉴욕증권거래소 아카(NYSE Arca)에 XRP 기반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Teucrium 2x Long Daily XRP ETF’를 상장한다. 이 상품은 XRP 가격의 일일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며, 운용 수수료와 연간 총비용률은 1.85%에 달한다.
티우크리엄 측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XRP 가격에 대해 단기적 상승을 확신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ETF”라며 이번 상품의 투자 성격을 소개했다. 이 ETF는 ‘XXRP’라는 티커로 4월 8일부터 거래를 시작하며, 현재 순자산은 200만 달러(약 29억 2,000만 원)다.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 살 길버티(Sal Gilbertie)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하락세일 때 ETF를 출시하는 게 오히려 적기”라며 “강한 수요가 있었던 XRP 기반 상품을 선보이게 돼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인한 암호화폐 시장 조정기에 ETF를 출시하는 것이 전략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출시와 함께, 전문가들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외의 대체 암호화폐 기반 상품에 대한 시장의 문이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일반적으로 레버리지 ETF보다 현물 ETF가 먼저 승인되는데, 이번 사례처럼 레버리지 상품이 먼저 등장한 건 매우 이례적”이라면서도 “2025년 내 XRP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와이즈, 프랭클린 템플턴, 캐너리 캐피털, 21쉐어스 등으로부터 제출된 다수의 XRP 현물 ETF 신청서를 심사 중이다. 블룸버그의 또 다른 ETF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퍼트(James Seyffart)와 발추나스는 지난 2월 이들 신청서의 승인 확률을 65%로 평가했으며, 예측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은 2025년 XRP 현물 ETF 승인 확률을 75%로 산정하고 있다.
이처럼 전망이 긍정적인 배경에는 최근 종료된 리플랩스(Ripple Labs)와 SEC 간의 4년간 법정 공방이 자리하고 있다. XRP의 증권성 여부를 둘러싼 이 소송은 XRP ETF 출시에 큰 걸림돌로 작용했으나,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모이고 있다.
2010년 설립된 티우크리엄은 현재 약 3억 1,000만 달러(약 4,533억 원)의 운용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존에는 주로 옥수수, 대두, 설탕, 밀 등 농산물 ETF를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해왔다. 이번 XRP ETF 출시는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의 본격 진입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